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싱글맘 무기노 사오리에게 초등학교 5학년인 미나토는 어쩐지 괴물 같다. 느닷없이 머리카락을 잘라오거나 물통에 흙이 들어있고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아 찾아보니 폐터널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윽고 귀에 상처까지 생겨서 돌아오자 사오리는 미나토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고, 미나토는 평판이 좋지 않은 교사인 호리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오리는 담임인 호리와 학교에 책임을 묻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이 영화의 부분일 뿐이다.
모든 괴물은 키메라다. 정확히는 키메라처럼 묘사된다. 그 괴물의 원형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뱀의 꼬리며 사자의 몸이며 산양의 머리 같은 식으로 각각의 부분을 묘사하는 것 외에는 달리 전체를 드러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키메라의 구성이면서 동시에 각 부분을 통해 다른 부분들이 얼마나 ‘괴물 같은지’, 즉 평범하지 않고 이상하게 느껴지며 이해할 수 없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편모가정에서 자란 미나토와 편부가정에서 자란 요리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지, 그러는 동시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쉽게 내뱉곤 하는 관습적인 말(“남자 다워야지”)과 행동(무심코 우스개로 하는 흉내)들이 다른 누군가에겐 괴물이 될 수 밖에 없는지 고발한다. 그저 스스로 정한 지옥에서 살아가듯이. 하지만 그럼에도 이 괴물들은 서로 다른 괴물들에게 이해와 안정의 관계를 이루며, 이윽고 합체해 진정한 괴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괴물은 겉보기와 달리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생물로 침잠하지 않고 아름답고 오롯한 존재로 거듭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