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에서의 파라텍스트
서사학에는 파라텍스트라는 개념이 있다. 텍스트 외부에 있는 서사(이야기)라는 개념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텍스트 내부에서 그 서사가 종결되지 않고, 후기 장면에 도달해서야 그 서사가 종결된다. (어쩌면 종결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현실의 연인은 계속 만남을 이어갈테니까.) 그 텍스트가 쓰여진 경위를 ‘개인적인 것’으로 두고 텍스트와 무관한 것으로 해석하면 김보영의 작업은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게 된다. 상대성 이론에 기반하는 우주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는 다들 지적했다시피 흔하니까. 이 소설이 특별한 것은 김보영이 밝히고 있는 이 소설이 쓰여진 경위와 그 대상이 되고 있는 두 실제 인물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런 실제 세계와 서사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시행한 건 문단에서도 『소년이 온다』의 한강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런 작업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김보영의 작업은 서사적으로도 기법적으로도 가치 있었다. 그리고 단순한 작업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작업을 통해 내닿는 감동은 소설 읽기를 넘어서는 실제적인 감각에 가까웠다. 그러한 것들을 소설과 무관한 것으로 두고, 오로지 텍스트만을 감상 하는 것은 자연스럽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