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 잭슨의 『뼈 모으는 소녀』단평
뼈 모으는 소녀를 다시 보았다. 소재들은 이야기를 더 음침하고 더 소름끼치는 영역으로 발을 뻗게 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없다. 각 단편들은 체온보다 조금 더 서늘하거나 조금 더 따뜻한 편이다. 무리하지 않는 이야기들은 얼마간 밋밋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각 단편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면, 작가가 그러했던 것 처럼 독자 자신도 자신의 한 단편을 작품 속에서 찾아내게 된다면, 작품이 선사하는 밋밋한 맛을 삼키고서도 입안에 남아있는 독특한 향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얼마간 불편할 수 있는 소재들이 각 단편의 끝에 가서는 달갑게 느껴지는 건 아리송하기도 하다. 본작이 시종 유머러스한 태도를 잃지 않는데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책과 내지 삽화가 무척 예쁜 소설이라, 내용과 별개로 충만한 느낌이 드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