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 케이스케의 『코』단평
소네 케이스케의 코를 다시 읽었다. 세 편의 긴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보기 드문 일본 호러 소설집이다.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경박한 문체가 남발되지만 작품들의 후반부에서 남기는 강렬한 인상은 독서 중의 염려를 잊게 한다. 자극적인 묘사와 설명을 제쳐두더라도, 주제를 다루는 본작의 사나운 태도가 무섭다. 거기까진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이미 이야기들은 눈을 질끈 감고 싶어지는 곳에 도착해있다.
작가가 다르는 서사는 유별나지 않음에도 구성의 방법과 판타지를 짜넣는 방법이 잔인하고 서늘하다. 치명적이지 않을 거라고 믿고 방심하는 살덩이를 되도록 크게 베어내려는 거 같다. 정서상 닮은 일본 호러인만큼 ‘호러 소설은 무섭지 않다’고 자신하는 이들에게 좋은 추천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