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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여자의 세상, 스즈키 이즈미

단편 일곱 편과 에세이 네 편이 들어간 작품집. 전반적으로 페미니즘 SF로 읽을 수 있고 작가가 성별에 대한 선명성을 가지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여자와 여자의 세상’은 단일성별사회에 소속되는 작품인데 태도가 재미있다. 유토피아를 그리지 않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남성을 필요로하는 인물들도 있는데, 또 그것만으로 끝나진 않는다. ‘계약’은 먼 별의 꿈을 꾸는 사람과 그 사람의 연인과 외계인일까 하는 인물이 나오는 이야기로 어떤 결말로 수렴하는 감각이 좋다. ‘밤 소풍’은 일종의 바디 스내처 가족 이야기로 결말이 아련하고 여운이 있다. ‘유 메이 드림’은 꿈에 대한 소설인데 SF로 시작은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꿈 밖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 되고 이너 스페이스에 대한 통찰이 부상한다. ‘페퍼민트 러브 스토리’는 주인공 소와 소가 만나게 되는 연인 세이코의 이야기로, 읽고나면 제목을 반추하게 되는 게 재미있다. ‘달콤한 이야기’는 외계인으로 생각되는 인물과의 연애 이야기로 결말이 귀엽다. ‘무조건 지루해’는 지루하지 않게 연속되는 대화에서 부드럽게 아래로 미끄러지는 쾌감이 있는 소설이다. 에세이 네 편도 다 좋다. ‘언제나 티타임’은 생활에 대해서, ‘메마른 폭력의 거리’는 남자에 대해서, ‘여배우의 자아’는 여자에 대해서, ‘이상한 풍경’은 네거티프에 대한 에세이다. 전체적으로 어딘가 들뜨고 발랄한 문장들이지만 무심코 만지면 날카롭게 베이는듯한 느낌이 든다. 표지의 분홍과 검정이 잘 어울리는 이야기다. 일본SF의 기반 중 하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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