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검신 리뷰
게임적 재미의 실현, 전생검신 리뷰
무협X타임리프X코즈믹호러
주인공 백웅은 초로의 나이까지 검술을 연마하지만 삼류를 벗어나지 못한다. 산속에서 자신의 재능 없음에 한탄하던 백웅은 감기에 걸려 산에선 내려가다가 숨겨진 동굴을 발견한다. 기연을 발견했다는 기쁨도 잠시, 백웅은 동굴에 설치된 기관진식에 걸려 죽고 만다. 그가 죽기 직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굴 끝에 있던 책의 제목이 ‘천암비서’였다는 것뿐. 그리고 괴이하게도 주인공 백웅은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오게 된다. 과거로 돌아온 백웅은 자신이 죽지 않고 ‘전생’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천암비서에 어떤 힘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에 더해 말년까지 무공을 연마했던 내공이 고스란히 남아 다른 이들보다 더 빨리 무공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우연히 기연을 얻어 남들보다 강한 능력을 얻는 것은 많은 무협 소설이 공인하고 있는 ‘재미’다. 하지만 전생검신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작중 백웅은 몇 번이고 죽게 되지만 다시 전생할 때마다 천암비서를 통해 과거로 되돌아가고 더 큰 힘을 계속해서 쌓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웅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강해지지 못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백웅이 무공에 재능이 없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백웅의 적들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 가지 요소는 마치 롤 플레잉 게임에서 성장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PC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 강해지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컨텐츠가 지나치게 빨리 소진되기를 게임 제작자가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빠른 소진은 곧 재미의 소진을 의미한다. RPG와 전생검신이 이 같은 점에서 닮은 것은 RPG 게이머와 웹플랫폼 연재소설 독자가 사실 많은 부분 교집합을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전생검신은 사라질 수도 있는 재미를 게임적 요소로 강력하게 붙잡고 있다. 천암비서로부터 몇 번이고 다시 시작되는 백웅의 삶은 게임 오버와 재시작을 의미하고, 내공과 무공 수위는 캐릭터의 레벨을, 각종 보물은 아이템을 은유한다. 때문에 백웅이 밝혀나가는 세계의 비밀이 코스믹호러로 알려진 ‘크툴루 신화’와 깊게 연관이 있는 것은 놀랍지 않을지도 모른다. 게이머에겐 고난도의 클리어 할 수 없다고 공언된 게임이야말로 최고로 매력적인 게임이니까.
무협과 코스믹호러라는 서로 맞붙을 것 같지 않은 두 장르의 결합은 하루 14KB 이상이라는 극한의 연재소설 환경에서 재미를 추구해온 작가가 찾아낸 성과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