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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캐럴 : 웃음의 나라, 폴 오스터 : 환상의 책, 이사카 코타로 :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아멜리 노통브 : 불쏘시개, 공격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를 먼저 읽었었는데, 뒤로 읽은 두 권이 연관성이 미묘하게 있어서 먼저 적는다.

조너선 캐럴의 웃음의 나라는 재미있었다. 아니. 이게 아니라…… 읽은지 이틀 지났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음. 웃음의 나라는 추리와 로맨스, 그리고 판타지를 뒤섞은 다음 말미에 공포를 가미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

대략적 초반 스토리는 이런 것이다. 주인공은 어렸을때 읽은 웃음의 나라라는 책에 아주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 뒤로도 웃음의 나라 작가의 책을 찾아다니며 팬심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영어교사라는 직업을 잠시 쉬면서 웃음의 나라 작가를 위한 자서전을 쓰기를 결심한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도 만나고 쿵짝쿵짝따라라라어쩌구저쩌구.

중반부까지만해도 독자는 아주 약간의 암시만 받게되고, 적어도 후반부에 이르는 동안에도 결정적 장면은 아주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독자는 미묘한 긴장감이나,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농담이 가득한 문장 속에서 어떻게 그런 느낌을 이끌어내는지는 아주 미스터리하다. 그리고 극 후반부, 체 몇 페이지도 남지 않는 상황까지도 독자는 어렴풋한 위기만 느끼고, 결국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 “아!” 하고 자그마하게 탄성을 내지른다. 에필로그도 상당히 흥미롭다. 아마 그 뒤로 한권 더 썼어도 상당히 재미있었을지도 모른다(성격은 전혀다르겠지만).

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도 재미있었다. 있지도 않은걸 진짜처럼 뻥카치는데 진짜인줄 알았다.

이야기는 이렇다. 주인공은 대학교수인데 부인과 아들 둘이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물론 상심에 잠겨 술에 절어 사는데 TV를 보다가 옛날 코미디 영화를 보고 웃게된다. 그일을 계기로 열심히 그 영화의 주인공인 헥터 만이 나온 영화를 찾아다니게 되는데, 결국엔 책까지 한 권 내버리고 만다. 영화와는 별 인연도 없이 살아왔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책을 출판하고 얼마되지 않아 이상한 일이 생긴다. 헥터 만의 지인으로 부터 만나고 헥터 만이 주인공을 만나고 싶다고 편지가 온 것이다. 헥터 만은 12편의 영화를 찍고 몇 십년 전에 실종당했었다.

환상의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있지도 않은 헥터 만이나, 헥터 만이 찍은 영화에 대한 묘사인데, 진짜를 묘사한 것 처럼 생생하다. 헥터 만의 3년도 되지 않는 동안 일어난 사건사고도 그럴듯하면서도 말도 안될거 같은 그런 느낌인데, 이쯤되면 허구적 상상력이 들어갔느니 하는 헛소리가 아니라 진짜 완전 판타지 아닌가?

기억에 남는 말중 하나는 환상의 책 자체를 꿰뚫는듯한 달이 거기에 있더라도 보지 못하면 달은 없다는 말인데, 솔직히 말해서 한번 보고는 잘 모르겠다. 아마 소설 내의 영화 장면과 글 머리에 달렸던 사토 브리앙?의 말로 어렴풋이 감만 잡히는 것 같다.

두 소설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매력있는 여 주인공과 만나게 된다는 것, 관심이 지대한 창작자를 뒤

쫓게 된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미리니름 하기는 싫다.

이사카 코타로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제목 뿐만아니라 초반부의 사건들 모두 이 이야기가 도대체 어떻게 끝날지 종 잡을 수도 없다. 교차 시점으로 2년 전과 현재를, 서로 다른 주인공이 이끌어나가는데 중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많은 것들이 밝아지고 명확해지게된다.

사실 별로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처음에 너무 대놓고 떡밥을 뿌리는게 보여서 낚여줄 수가 없었다. 물론 그것도 의도한 것 같은데, 결말을 어차피 그렇게 낼거면 왜 그런거야? 솔직히 반쯤은 매달려서 긴장타고 있었는데 그런식으로 해결되면 좀 곤란한 것 같다.

아멜리 노통브의 불쏘시개. 별로 할 말이 없다. 노통브는 문학을 사랑해?

노통브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다녔다고 하는데(날개에 써 있는게 맞다면), 문학에 대한 애정도 아버지에게 영향받은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멜리 노통브의 공격. 원제를 직역하면 테러라고 한다. 여주인공 에텔이 주인공 에피판에게 “넌 테러리스트야” 라는 말을 몇 번인가 하는데, 아주 그럴듯한 제목이다.

주인공 에피판은 희대의 추남인데, 그야말로 세계에서 제일 못생겼다. 에피판은 못난이 모델을 하게 되는데, 에피판을 따를 사람이 없으니까. 여튼 그런 에피판은 어찌하다가 천사나 다름없는(외모와 성격 두가지 면에서 모두) 에텔을 만나게되는데,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런데도 에텔은 에피판의 마음을 몰라주고, 기타등등 사건의 연속. 그리고 결말에서……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아주 매력적인데, 소설 말 머리의 ‘E에 맞서’ 라는 말은 아마도 에텔과 에피판, 모두를 가리키는 말이 아닌가 한다. 다른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책장을 덮으면서 두 사람 모두를 싫어하게 되었으니.

지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과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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