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카드 <네크로노미콘> 리뷰
<네크로노미콘>은 H. P.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과 주제로 엮은 타로카드 세트다. 메이저 아르카나도 대부분이 기존 유니버셜 웨이트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고, 마이너 아르카나 또한 각 수트가 검은 책으로, 클럽은 횃불로, 컵은 비커로 변형되어 있는데 메이저 아르카나에서 마이너 아르카나까지 한장한장 정방향과 역방향에 대한 해설을 적어둔 작은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어 참고할 수 있어 좋다. 특히나 설명서 권두에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생각나게하는 이 타로카드에 대한 짧은 소설이 한 편 첨부되어 있는 게 재미있다.
카드 크기는 유니버셜 웨이트와 동일하고, 종이의 질은 조금 두껍고 뻣뻣한 종이로 되어 있긴한데, 질감이 나쁘지 않고 내구성도 괜찮아 보인다. 그림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앗 이거!”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그림이 많다. 마이너 아르카나까지 가면 딱 매칭이 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속 한 장면을 따오거나 참고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덱의 주제는 두려움이다. 설명서 또한 무엇을 두려워하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리딩을 제안하고 있고, 스프레드 또한 두려움의 모양에 대한 메이저 아르카나와 그에 대해 대응하는 마이너 아르카나로 나누어 리딩 자체는 무척 쉽다. 그리고 많은 카드들이 유니버셜 웨이트와 다른 이름과 그림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순번이 같다면 어느 정도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유니버셜 웨이트를 읽을 줄 안다면 역시 해석의 깊이 또한 풍부하게 제시할 수 있다.
물론 이 덱을 통해 의미있는 수준의 리딩을 하기 위해서는 역시 러브크래프트 소설에 대한 조예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해설 자체도 이미지나 타로리더의 직감보다는 서사적인 부분으로 접근할 것을 기대하고 있고, 각 카드, 특히나 메이저 아르카나는 러브크래프트 소설의 특정 장면이나 문장, 또는 캐릭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 그 장면과 문장, 캐릭터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어야할 것이다.
설명서가 제안하는 간단한 스프레드이고, 유니버셜 웨이트에서도 하루를 점칠 때 쓰곤 하는 쓰리카드 스프레드를 펼쳐보았다. 첫 번째 카드는 중심이 되는 주제, 즉 뒤에 두 카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이 리딩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것인데 역방향 외계인이 나왔다. 이 카드는 정방향에서 ‘타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되는데, 역방향에선 ‘타자인 내가 받아들여지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것’이 된다. 두 번째 순서는 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장애물인데, 역방향 바보가 나왔다. 정방향에서 바보는 ‘앞으로의 여정을 두려워하는 이’지만 역방향에서의 바보는 ‘지금까지의 여정을 두려워하는 이’다. 후회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 번째 순서는 이것이 결국 어떻게 되느냐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역방향 조상들의 죄악이 나왔다. 정방향에서 이 카드는 ‘앞선 조상들이 내게 남겨준 것에 대한 두려움’인데, 역방향이 되면 ‘내가 남겨줄 것에 대한 두려움’이 된다. 나는 후손이 없으므로 내가 남기는 것은 글쓰기로 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글쓰기란 원래 두려운 것이기도 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이제 후회하지 말아야 하며, 그 결과 소설을 쓰게 될 것이다.
이상의 리뷰는 한스미디어로부터 타로카드를 제공 받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