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난 실베스터, 게임 기획의 정석 외
이시다 스이, 초인X 1권
아직 잘 모르겠는데, 앞으로가 그렇게까지 궁금하지도 않다. 너무 거칠다.
시마모토 카즈히코, 울어라 펜 1권
만화와 같은 꿈과 만화 창작을 겹쳐서 만들어내서 만화의 영혼을 비추는 작품. 재밌다.
토요다 미노루, 이거 그리고 죽어 2권
만화로 아로새겨지는 청춘사. 창작과 예술에 대한 만화 중 최고. 새시대의 고전이 될 작품.
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이 책에 대해 하루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데 너무 길게 쓰기는 뭔가 귀찮다. 나중에 한 번 더 읽고 이야기하는게 좋을지도. 아무튼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모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떠들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심완선, 아무튼, 보드게임
이상하게 주변에 보드게임 하는 사람이 많다. 보드게임 모임에 있는 사람이 셋은 있다. 이제는 둘인가? 아무튼. 보드게임이 유행인가? 보드게임이 재미있다는 건 나도 아는데. 하지만 나는 매번 룰을 새로 배우는 게. 룰을 배우고 즐기는 게 겨우 한두시간인게. 그리고 다음엔 안 한다는 게(보드게임 광인들을 늘 새 게임만 들고온다 그거해야되서 하던 게임은 안 한다). 그리고 하던 게임 해도 사실은 전략의 깊이가 엄청난 정도까진 아닌게(전략을 즐기려고해도 맨날 보는 사람끼리는 한계가 있다). 아무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자고하면 응해줄 수 있고 나도 즐길 것이지만 나는 보드게임 모임에 가입할 것인지하면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건 내 사정이고.
게임 이야기는 게임 관련 책들(이를테면 “게임: 행위성의 예술” 같은)과 접하는 부분이 있고, 에세이는 인터넷에서 지나가면서 본 여러 게임 리뷰들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 있다. 난 사실 게임하면 세대차이부터 생각난다. 나 윗세대 대부분은 게임을 모르고 자랐다. TV는 낡은 매체다. 게임이 있는데 TV를 왜 보나? 유튜브를 보면 몰라도. 유튜브도 게임하는 유튜버와 버튜버를 보기 위해서다. 모든 매체가 게임의 열화된 버전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인간은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내야하는 건 사실이다. 내가 게임을 남들보다 덜 하는 건 행복이 그렇게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서 그런 거지, 행복할 생각이라면 사람은 게임을 해야한다. 무슨 부르아지들도 비싼 술 먹고 골프치고 마약하고 그럴 일이 아니다. 게임이 진정한 쾌락이다. 학교에서 게임을 하는법과 즐기는법을 가르쳐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지 따위를 가르칠 게 아니라 삶을 어떻게 즐길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이야긴 좀 이상한가. 이상한 거 같기도.
아무튼 작가의 삶과 밀접한 에피소드들이 좀더 재미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잘 즐기지 않는듯하다. 예를 들어 워프레임은 2500시간 했지만 다른 친구와 파티를 맺고 플레이한적은 잘 없다. 같이해도 재미있긴한데. 나는 게임을 혼자할 때 오는 좀더 피곤하지 않고 안락한 기분을 선호하는 거 같다. 일종의 명상이다. 내 존재를 부각시키지 않고, 그런 요소들을 제외하고서,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며 끝 없이 상승을 구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드게임은 내게 덜 게임적인 것이고. 무슨 말이지 이게.
포켓로그
포켓몬에서 딱 재미있는 부분, 전투만 빼서 만든 게임. 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뭔가 재미가 없다. 어째서? 50층을 넘기고 뭔가 깨달았다. 포켓몬은 남는데 이것은 남지 않는다. 포켓몬에서 진짜 재미있는 건 상성 싸움을 통한 승리가 아니라 그냥 레벨 노가다로 레벨 올린 뒤 레벨로 찍어 누르고 내가 압도하면서 그냥 내가 짠 포켓몬 팀으로 엔딩이나 보는 일이었다. 포켓몬 하러 가야지.
쿠이 료코, 데이드림 아워
던전밥의 다른 면모들을 낙서로 볼 수 있는 책. 만화도 몇 편 있고, 쿠이 료코의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철학도 알 수 있다. 던전밥 팬이라면 소장 가치가 크다.
언내추럴
일본에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사설 검시 부서가 있고(검색 안 해봤고 앞으로도 안 할 생각) 그 부서 안에 있는 검시관과 검시관 보조들이 겪는 사건 이야기로 아주 재미있다. 레몬이라는 노래가 유명하길래 알고보니 이 드라마의 OST였다. 드라마라면 사실 잘 즐기지 않는데, 이유는 너무 촘촘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일어나면 인물과 인물들 사이에 그 사건을 모든 각도에서뜯어본다음 시청자에게 이해시키고 해결되는데 내게는 너무 ‘느리게’ 느껴진다. 전개가 느린 것이다. 그런데 언내추럴은 전개가 시원시원하고 플롯도 복잡한 구조고 인물들도 매력이 있다. 에피소드마다 메인플롯과 서브플롯을 잘 이어나가서 마지막화까지 긴장감이 있고 사건의 규모도 다채로움도 인상적이고 좋다. 모든 드라마가 언내추럴 같다면 나는 유튜브를 안 보고 TV를 볼 것이다.
타이난 실베스터, 게임 기획의 정석
게임 제작과 관련한 책은 처음인데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철학이 여러모로 나랑 비슷하다. 창작은 예의 도제식 교육(‘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리고 독학에 대한 믿음(‘저는 글쓰기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이 유효하다고 주장되는 편이다. 타이난 실베스터는 다른 길을 간다. 이론을 만들고, 다른 분야에서 그 이론의 근거를 찾아온다. 심리학이든 경제학이든 사회학이든 뭐든. 딱 들어맞는가하면 이론에 대한 이해가 엄청 깊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대증적으로는 작용을 하는듯 보인다. 내가 보기엔 틀렸다고 하긴 어렵다. 정확히는 실제로 작동하는 논리들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이론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니 이론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한 방편일뿐. 그럼에도 타이난 실베스터의 창작론은 그 자체로도 설득력이 있다.
정지돈,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일단 책 내용부터. 재밌게 봤다. 나도 서울에 한 달 정도 있어봤는데 그 유명한 명동(왜 유명한지 모름)이랑 영화로 알려진 충무로가 붙어 있고 걸어서 10분 거리인데 놀라웠다. 그리고 명동의 물가도. 명동 지하 상가에서 딸기 사면 만 오천원인데 15분 걸어가면 딸기가 팔천원이었다. 나는 서울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리어카 끌고 딸기 사서 명동와서 팔면 돈 많이 벌겠다 했는데 다들 웃기만 했다. 너흰 이게 웃겨?
그리고 서울 사람들 뭐하면 멀다고 징징대는 것도 이해가 됐다. 모든 곳을 그냥 지하철로만, 그것도 멀어봤자 3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니까 거기 익숙해지면 그보다 멀 때는 피곤하다고 느낄 수 있는듯 했음. 물론 이해가 된다고 납득이 되는 건 아니다. 나는 서울 사람들을 매년 30일 대구로 캠핑 보내서 어딜 가든(대구는 대구 시내, 경대앞, 수성못, 두류 공원, 내 집 다 그만큼 떨어져있음) 지하철 버스 환승으로 1시간씩 걸리는 체험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외국 도시 이야기는 재밌었다. 나는 해외 여행이라곤 고2 수학여행으로 일본 큐슈(7백엔의 시대 언제 돌아옴?) 가본 게 전부라서 외국 이야기를 볼 때마다 거짓말하는 거 같다. 소설가가 쓰니까 더 소설 같았다. 특히 이것저것 아름답다는 부분들. 나는 우리집에서 보는 대구도 아름다운데.
파리 이야기는 별 생각 없었는데 오늘 올림픽 이야기 보고나서 웃겼다. 불란서 놈들은 한국이랑 북한 구분도 못하는데 센강의 아름다움을 한국 작가가 알아서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나는 차도 없고 운전면허도 없고 자전거도 서른 넘어 배워서 겨우 탈 줄 알고(없고) 전기킥보드나 전기자전거나 오토바이나 이것저것 탈 생각이 전혀 없고 보통은 걸어다니고 버스를 주로, 가끔 지하철을 타고(역세권이 아님) 더 드물게 기차를 타는 사람이라서 이것저것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진짜 도시란 그런 걸까? 세그웨이 같은 걸 타고…. 나는 요즘 걸어다닐 때 내 앞을 가로막는 공용 전기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슬러지 해머를 들고다니며 개박살내고 다니고 싶은 생각 뿐이다.
쓰다보니 분노가 올라와서 작가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 다음에 하겠다.
단요, 인버스
인생을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하면서 보게 되는 인버스 이야기. 분명 더 나쁜 선물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한결 보기 편한 주식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데 그 중간인 인버스인 이야기. 그리고 그런 이야기의 소설이 된다. 불우한 가족서사와 돈, 돈, 돈, 그리고 느슨한 인연들, 돈, 돈, 돈 사이를 허우적거리며 지나간다.
한스 아스케나시, 식인 문화의 수수께끼
역시 사람 잡아먹는 이야기가 제일 재밌어 다음에 꼭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