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 용의자 x의 헌신, 나쓰메 소세키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홍정훈 : 황제를 향해 쏴라 1권, 반재원 :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 4권, 장세진 : 벨로아 궁정일기 3권, 오츠이치 : 미처 죽지못한 파랑, 히라야마 유메아키 :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클라이브 바커 : 피의 책
원래 추리소설은 잘 안좋아하는데, 용의자 x의 헌신은 한번은 읽어보라고 추천을 받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읽었다. 재미있었다. 궁극적으로 나타나는 x의 진짜 헌신 자체는 사실 별로 인상깊지 못했다. 더 흥미롭게 보였던건, 그 주체못할 정도의 x의 헌신으로 갈등하게 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어차피 트릭 같은건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런 부분이 더 부각된것 같다. 재미있었다.
고양이로소이다. 아주 오래된 소설인데도 센스가 지금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소설이 종종 있다. 이것도 그런 소설인것 같다. 하지만 몇 십페이지 동안 사건 다운 사건은 벌어지지도 않고, 고양이 주제에 이것저것 까고 있으려니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덮었다. 나는 재미없는 소설은 주저없이 덮을 수 있다.
황제를 향해 쏴라라는 제목이 원래 제목이 아니라고 한다. 마왕전생 어쩌고 하는 것이었다고 하는데, 저런 허접한 제목으로 바꾼 걸 보면 출판사에서 ‘이런거’ 써보면 어떻겠냐 하고 권해서 쓴 소설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거’ 라는건 그냥 대여점 양판소를 말한다. 어쩐지 앞날이 훤히 예상되는 전개라서 다음 권 읽을 생각이 별로 들지않는 소설이었다. 별로 재미도 없었다.
반재원은 판갤을 가끔씩 눈팅하지 않을까 한다. 초인동맹에서 종종 등장하는 OVA 갤러리만 봐도 그렇다. (그 놈의 매실장아찌가 문제지.) 4권은 별다른 전개가 없는, 심히 라이트 노벨스러운 전개를 보였다. 아무래도 반재원은 초인동맹의 권 수를 많이 늘릴 생각인가 보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다음권을 보지않을 수 없게하는 결말을 내버려서, 아무래도 다음권을 사긴해야될 것 같다.
벨로아 궁정일기 3권. 꽤 많이 기다린 것 같다. 물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다만 2권과 마찬가지로 표지의 주인공이 도대체 누구인지 감이 안잡힌다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 삐꼬고, 꼬집고, 비웃는데 같이 웃을 수 밖에 없다. 매 사건이 진행되지만 중심되는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4권으로 끝난다는게 너무 아쉽다. 아주 재미있었다.
오츠이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한명이다. 단순히 소설의 재미만으로 좋아하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하기도 하다. 미처 죽지못한 파랑은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 모든 이야기를 몇 줄이면 적어낼 수도 있다. 후기에서 오츠이치가 이 소설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나오는데, “쓰고 싶은 소설을 쓰라” 는 말을 듣고 ‘쓰고 싶은 걸’ 쓴 것이 이 소설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좋았다.
히라야마 유메아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알려진 소설가가 아닌 것 같다. 주요 소재는 호러지만 몇몇 단편은 SF를 섞기도 했는데, 이런 부분은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렇게 사용해서는 안하니만 못한게 아닐까 싶다. 진부한 부분이 없지않다. 하지만 이야기만 봐서는 재미있는 건 꽤 있었다. 소녀의 기도나 오메가의 만찬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음 소설을 기대한다.
피의 책에는 피의 책이 나온다. 세권 짜리 한질로 내도 좋았을텐데 왜 한권으로 냈는지는 잘 모르겠다. 스티븐 킹이 인기있다면 분명 클라이브 바커도 인기 있을텐데. 어쨌든 피의 책이라는 이름답게 각 단편마다 피가 줄줄 흐르는데, 꽤 강렬했다. 플롯은 단순하지만 장편이 아닌 단편이기에, 하드한 부분이 부각되서 신선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