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다 시즌3, 앤디 코일
판타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각각의 환상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냐는 것이다. 환상이 현실세계와 결합하는 경우 이것은 비유법이 된다. 이 경우 환상은 어떤 서사를 전달하기 위한 수사적 수단으로 쓰인다. 다른 방법은 환상이 다른 환상과 결합하는 경우다. 이 경우 환상은 그 자체로 의미가 된다. 좋은 판타지 세계는 씨줄과 날줄이 엮이듯 두 가지 연결이 조화롭고 결과적으로 수사적이며 동시에 단독적으로 의미가 된다. 현실세계에 엮인 상태에서 동시에 빗겨나가 비-판타지가 찾아내지 못하는 진실을 끌어올린다.
“힐다"는 이러한 판타지 세계 구성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어머니와 딸, 인간과 괴물, 도시와 마을, 문명과 야생, 현대와 과거, 기술과 마법 등 각각의 주제들이 대립하고 갈등하다가 화해하고 조화롭게 뒤섞인다. 특히나 이번 힐다 시즌3는 단독적인 에피소드가 없다고 해도 좋을만큼 각각의 에피소드 연결이 엿보였다(예외인 화가 있긴하다). 기존 에피소드의 세 배 분량인 마지막화는 그 분량만큼이나 충실하다.
“힐다"에서 좋은 부분은 귀여운 그림체나 특색 있는 캐릭터, 독특한 호흡 등이 있지만 가장 좋은 부분은 많은 갈등의 해결이 실패와 대화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많은 작품에서 주인공의 실패는 용인되지 않고 그 끝에 도달하지 않기 위해 갈등을 고조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그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실패하고 포기하는 일이 잦다.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을 보여준다. 우리가 겪는 바와 같이, 실패는 끝이 아니고 그저 계속되는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 작품은 직면한 실패에서부터 의연하게 다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이 실패 이후의 해결 방법은 대화다. “힐다"에선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인물과 소통할 수 있다. 이는 문제라고 생각한 것들이 그 형태 자체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처럼 보인다. 엔딩을 보고나면 확실히, 동의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