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 쓰는 법
문장은 정량화할 수 있고, 따라서 좋은 문체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내면 그것이 문장법이 된다. 한국에서의 글쓰기에서 수동태나 피동 표현을 피하라는 것 등이 문장법이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이런 문장법은 따로 찾을 것 없이 문창과와 국문과에서, 한겨례 출판편집스쿨과 같은 강의 그리고 문장강화 같은 도서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문장법을 익히면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을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챗GPT나 클로드와 같은 LLM만 하더라도 반듯한 문장을 쓴다. 하지만 글이 좋지는 않다.
많은 작가들이 작법서에서 좋은 문장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것들은 모두 그 작가들 자신의 문체에 대한 세부 규칙을 나열하는 것으로 서로가 모순되는 경우가 많다. 널리 알려진 ‘단문을 쓰라’는 조언만 하더라도 당장 트위터에서도 짧은 문장만이 좋다고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작법서는 글쓰기를 막 시작한 사람을 위한 조언이므로 복잡한 문장 구조를 실수 없이 쓸 수 있다면 꼭 단문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문체를 갖춰야 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문체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자신은 어떤 세부 규칙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문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세부 규칙이 어떤 기능을 가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런 세부 규칙에 대한 인식이 사람은 글쓰기를 힘들어하거나 다른 작가의 문체를 흉내내게 된다. 후자는 아주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작가들도 자신이 읽은 글에 영향을 곧잘 받는다. 의식적으로 보고 베낀 것이 아닌 이상 표절이 아니고, 문체를 따라해도 진짜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진짜의 영향력 아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다들 그렇게 글쓰기를 시작한다. 문제는 글을 쓸 생각이면서도 글 자체를 쓰지 못하는 쪽이다. 이런 경우에는 ‘베껴도 되는 다른 교보재’를 베끼는 것도 방법이 된다. 자신이 평소에 하는 입말을 그대로 글에 반영하는 것이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글쓰기보다 말을 늦게 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
문체 각각의 직접적인 세부 규칙은 많은 작가의 작법서의 문장에 대한 파트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제일 좋은 것은 그냥 글을 읽는 것이다. 문체에 대해 인식하지 않고 글을 읽는 것과 인식하고 읽는 것은 다른 읽기가 된다. 글을 읽으며 문장과 문단을 얼마나 길고 짧게 쓰고 어휘는 감정적인지 이성적인지 아니면 감각적인지 논리적인지 따위를 따져보라. 묘사나 은유가 많은지 일화나 예시를 얼마나 자주 쓰는지 글이 얼마나 빠르고 느린지를 느끼고 글이 독자를 웃기게 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진지하게끔 만드는지 파악하라. 이 작가는 나열을 할 때 얼마나 많이 나열을 할까? 이 작가는 글의 주제에서 얼마나 자주 그리고 오래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오는가? 이 작가는 시점을 얼마나 자주 바꾸나? 이 작가의 수사법은 얼마나 인상적인가? 그리고 그러한 요소가 정확히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인식하게 되면 문체에 대한 세부 규칙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