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문장은 없다
학교에서 배운 문장론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내용은 ‘최고의 한 문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설 속 모든 문장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말이다. 문장은 소설 안에서 서로 작용하면서 의미를 쌓아올리고 외연을 확장하며, 어떨 때는 일반의 언어가 다다르지 못하는 가장 세밀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것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좋은 소설 단 한 줄로 결코 요약될 수 없으며, 작가는 좋은 소설을 좋다고 느끼게 만드는 바로 ‘그 좋은 부분’에 도달하기 위해서 단어와 문장과 이야기들을 엮어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문장론 이상의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소설 속에서 중요한 것은 문장만이 아닌 것처럼, 소설에서 유기적인 부분도 문장만이 아니며, 인물과 배경, 묘사, 구성 등 소설을 이루는 모든 부분이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처럼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어떤 소설은 보기만해도 죽어있으며, 어떤 소설은 그 자체로 완벽한(것 처럼 보이는) 작품으로 살아 숨쉬기도 한다. (물론 모든 소설은 독자의 독해와 비평의 맥락 안에 존재하고 그 소설이 어떻게 읽어야하는가는 논외로 두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