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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데이

소녀의 칼날이 총알을 갈랐다. 두 쪽 난 총알이 바닥을 구른다. 우리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마주보았다.

데이데이가 말했다.

“어…… 뭘 한 거지?”

“총알을 자른 거 같은데요.”

“칼로?”

“네.”

“날아가는 걸?”

“네.”

“자네는 할 수 있나?”

“못하죠. 가만히 세워둬도 못합니다.”

우리 둘이 멍청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소녀는 칼을 들고 천천히 다가왔다. 슬금슬금 물러났지만 밀폐된 공간이다. 열 보 정도 뒷걸음질 치자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소녀는 반전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오들오들 떠는 모습을 즐기려는 듯, 느린 동작으로 반 보 씩 거리를 좁혀왔다.

데이데이가 소근거렸다.

“어떻게 할 건가?”

“뭘요?”

“이대로 죽을 순 없잖나.”

나는 한숨을 쉬었다.

“데이데이 님, 3백년을 사시는 동안 수술을 얼마나 하셨는지?”

“무슨 소린가?”

“얼른 대답이나 하십시오.”

“몰라. 하루에 스무 번 한 적도 있어. 최근에 TJP요법이 나와서 좀 덜 했던가? 몰라. 그런 걸 어떻게 기억해.”

“알겠습니다. 데이데이 님만 믿겠습니다.”

“응?” 하고 데이데이는 고개를 기울였고, 나는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소녀가 잠시 멈춰서서 말했다.

“무슨 수를 써도 소용 없어. 포기해.”

“맞습니다. 어떻게 납치하려던 꼬마가 ‘아를의 아이’일거라 생각하겠습니까. 공국 1개 소대을 불러와도 부족할텐데.”

“그러니 착하게 살았어야지. 안 그래 아저씨?”

“하지만,” 하고 주머니에 잡힌걸 꺼내려는데 억지로 우겨넣었던 바람에 잘 꺼내지지 않았다.

“하지만? 뭐?”

“잠시만, 잠시만요.”

소녀는 인상을 푹 쓰곤 칼을 어깨에 걸쳤다.

데이데이는 이 위기감에 전혀 공감을하지 못하고 있었다.

소녀가 말했다.

“이봐, 거기 누나랑 아저씨. 그래봤자 헛수고라니까. 후생에 착하게 살길 기대하며 죽으라고.”

“아, 기다려보라니깐. ……아, 됐다.”

나는 집어든 수류탄을 꺼내들었다.

소녀가 다시 인상을 쓴다.

“뭐야. 자폭하자는 거?”

“아뇨. 인신매매의 프로페셔널인 제가 가지고 다니지 않을 수 없는 것 입니다.”

“당신 해결사가 아니라 인신매매범이었나?”

나는 뭔가 대답해주려다 일단 핀을 뽑았다. 분홍색 연기가 순식간에 방안을 채운다.

“뭐야, 연막탄?” 소녀는 입가를 가리며 물러났다. “너 바보야?”

당연히 연막탄이라면 나는 바보가 맞다. 도망칠 문은 소녀가 등지고 서 있는 저 곳 밖에 없다. 더군다나 우리가 열쇠를 부러트리면서 잠궈버렸으니, 총으로 부셔서 나가야한다. 물론 소녀는 그럴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고. 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소녀가 눈에 띄게 휘청거렸다. 데이데이도 휘청거렸다. 쿵. 머리가 아프다. 세상이 기울었다. 아, 두 사람이 휘청거리는 게 아니라, 내가 쓰러지느라 그렇게 보였던건가?

데이데이가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

“이게, 콜록, 뭐하는 짓인가? 인신매매범. 콜록.”

그건 그냥 농담인데.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혀가 꼬여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쉬쉿, 쉬니이, 겨어엄, 므므마,”

침이 흘렀다. 너무 멍청이 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3백 년을 살아온 불멸자 데이데이, 눈치가 빨랐다.

“신경마취제? 콜록콜록. 그렇군. 콜록. 그래, 그런 거였어.”

맞은 편을 보니 소녀는 이미 쓰러져서 눈만 뜨고 있다. 눈동자가 가늘게 떨린다. 아를의 아이라도 인간 신체의 한계는 넘을 수 없다. 데이데이는 미소를 지으며 콜록거린다. 벽을 짚고 아슬아슬하게 서 있지만, 쓰러지지는 않는다.

“그래. 콜록. 왜 수술을 많이 했냐고 물어보나 했지. 약에는 저항이 생기니까. 킁킁. 아노크레세틴인가? 이거라면 벌써 100년전에 못쓰게 됬지. 좋아. 이해했네. 뒷일은 나에게 맡기게. 아를의 아이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군. 늘 새로운 음식은 미식가의 흥미를 돋구지.”

눈이 스르르 감기며 의식이 아득해졌다. 똑바로 서서 걸어가는 데이데이의 뒷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

첫 문장(소녀의 칼날이 총알을 갈랐다.)으로 문장연습 다들 하기에 나도 썼다가 심심풀이로 계속 이어 써본 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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