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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괴물

소재는 자신의 탄생화의 꽃말.

판한대에 어느정도 적응이 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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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 소년은 그것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짙은 회갈색의 껍질에 굵은 가지가 시원스럽게 하늘로 뻗어있다. 키는 대강 20m 쯤. 특이한건 나뭇잎인데, 두텁고 무거운 나뭇잎은 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있다. 톱니처럼 거친 모양이 인상적이다.

소년은 좀 더 떡갈나무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리고 소년은 자신의 생각을 조금 정정했다. 떡갈나무괴물. 아마 영화에서 본 대로라면 엔트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 떡갈나무는 느릿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게다가 꽤 커다란 입으로 무언가 말도 하려고 했다. 소년은 주위를 맴도는 것을 그만두고, 나무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는 귀를 귀울였다. 아주 느린 말이었다.

“아아아…… 안…… 녀어어…… 어엉.”

두 글자를 1분동안 말했어. 소년은 손목시계의 초침을 보고 있었다. 떡갈나무괴물은 느릿느릿 소년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소년은 자가 있었다면 1분 동안 60cm 정도 움직이는걸 알 수 있었을거라 생각했다. 떡갈나무괴물은 많이 느렸다.

문득 소년은 저 괴물이 인사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소년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안녕?”

뭔가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저 괴물이 다 이해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고, 혹 모두 알아듣는다 한들 언제 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싶었다. 때문에 소년은 짧게 인사만 했다.

소년의 인사를 받은 괴물은 입을 쭈욱 늘렸다. 소년은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다가, 웃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괴물이 웃으며 말했다.

“어어어…… 디이…… 서어어……”

1분 23초가 지날 무렵 약간 화가난 소년은 괴물의 말을 잘랐다.

“어디서 왔냐고?”

괴물은 느릿느릿 고개를 끄덕였다. “으으으으으응.”

도대체 왜 그게 궁금하다는거지? 소년은 고개를 갸웃했다. 소년은 별 생각없이 대답하려다가 누군가의 말을 떠올렸다. ‘숲에 들어가면 안되.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있단다.’ 숲에서 놀고 싶다고 했을때, 동네 어른이 소년에게 했던 말이었다. 소년은 당연히 그게 뻥이라고 생각했고, 숲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괴물이 있다. 저 괴물은 나를 잡아먹을까? 그런데 어디서 왔는지는 왜 물어?

소년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저 아래 마을에서 왔어.”

“우우우우우……” 소년의 말에 괴물은 깜짝 놀란듯 가지를 흔들었다. 도토리 몇 개가 땅에 떨어졌다.

“마아아아…… 으으을…… 무우우…… 셔어어어………”

“마을이 무섭다고?”

“으으으으으으응.”

소년은 흥미가 동했다.

“응? 왜? 왜 무서워?”

“부우우우우우울.” 괴물은 여기까지 말하고 잠깐 공백을 두었다. 느려도 조리있게 말을 하려는 모습에, 소년은 이 괴물이 머리는 그렇게 나쁘지않은거 같다고 생각했다. “사아아아…… 라아아암…… 드으으을……”

소년은 여기까지 듣고 가볍게 유추했다.

“네가 괴물이라고 사람들이 불로 널 태우려고 했어?”

“으으으으으응. 그으으으…… 래에에…… 서어어어……”

“그래서?”

“……수우우우프으으으로오오오……”

“그래서 숲으로 도망쳤다고? 원래는 마을에 있었는데?”

“으으으으으으응.” 괴물은 느릿느릿 고개를 끄덕였다. 입은 여전히 길게 벌려져 있었는데, 입꼬리는 축 늘어져 있었다. 아마 울상을 짓고 있는듯 했다. 소년은 괴물이 퍽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걱정하지마. 나는 그런거 없어. 불 같은거 없다구.”

“헤에에에…… 다아아아아해에에앵……”

괴물은 어설픈 미소를 보였다. 아마 기쁜듯이 보였다.

어느덧 괴물은 소년 가까이 와 있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와 있었던 것이다. 괴물은 천천히 소년에게 손을 뻗어 왔다. 악수를 하자는 걸까? 괴물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소년도 이런 친구 정도는 꽤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다. 소년도 미소지으며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괴물은 소년을 붙잡았고, 소년이 의아해하는 사이 입으로 소년의 머리를 집어넣었다.

“무슨 짓이……?”

이제야 상황이 파악된 소년이 몸을 허우적거렸지만 괴물은 예의 느릿한 동작으로 소년의 머리를 씹었다. 우직, 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입에서 터져나왔다. 붉은 피가 괴물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머리잃은 소년의 몸은 괴물에게 붙잡혀 가늘게 경련했다. 괴물은 흐흐흐 웃고는 숲속을 걸어갔다. 낙엽사이로 도토리 몇개가 구르고 있었다.

2월 19일

떡갈나무(Oak)

붙임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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