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
시간이 없었다.
설마 또 멈춰 설까 하는 생각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진 않았다. 그렇지만, 엘리베이터는 한 층을 내려가 “띵” 하는 맑은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 소원과는 달리 엘리베이터는 멈춰 선것 이다. 그리고 역시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벌써 7층째였다. 15층인 우리 집에서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부터 매 층마다 지금까지 엘리베이터는 아무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음에도 멈춰 서서 문을 열었다.
시간이 없는데,
다시 엘리베이터는 한 층을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 멈춰 섰다.
처음에는 무섭다는 생각도 했다. 아무도 없는 층에 엘리베이터가 서면 귀신이 탄다는 괴담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한층한층 내려올 때마다 공포를 대신해 새로이 솟는 감정은 짜증과 분노였다. 어떤 놈이 할 일 없는 놈이 장난을 치는 게 분명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닫기 버튼을 누르며 내려가지만 엘리베이터는 철저하게 날 배신한다. 계속해서, 자꾸만 멈춰 선다. 나는 다시 한숨을 쉬면서 닫기 버튼을 눌렀다. 그때, 멀리서 나즈막이 계단을 뛰어내려 가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장난치는 그놈이겠지. 이가 절로 갈렸다.
머리에서 땀이 나고 숨이 찼다. 하지만, 충분히 즐거웠다. 매 층마다 내려올 때 엘리베이터를 멈춰 서게 했으니 머리끝까지 화가 났을 것이다.
이제 2층.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계단이 있어 조금 위험하다면 위험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스릴이지. 약간 긴장하며 기다렸지만 그놈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았다. 하긴, 이제 다 왔는데 뭐하러 내릴까.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미련한 그놈의 표정이나 구경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숨을 쌕쌕거리는 상태로 마주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2층 계단 난간으로 살짝 내려다보는 것이다…….
기다리고 있으니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기다리며 그 녀석이 나오는걸, 어?
“이 개새끼!”
계단으로 내려오던 남자는 소년을 계단에서 걷어찼다. 소년은 계단을 굴렀고, 마지막 계단에 크게 머리를 찧었다. 계단을 내려온 남자는 소년을 한 번 더 걷어차고는 아파트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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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지만 하루 한편은 써야 하지 않냐는 심정으로 쓴 초장편(엽편,장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