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제자와 기적
마법사는 한가지 의문에 빠져든 상태였다. 그 날 하루 머리를 끙끙 싸매던 그는, 뭔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의문을 입으로 뱉기로 했다.
“기적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이 그의 의문이었다.
물론 마법사 자신 밖에 없는 서재에서 그 말을 듣고 답해줄 이는 없었다.
그는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거나, 백지에 낙서를 끼적이거나, 다리를 달달달 떨면서 계속 생각했다.
결국 펜을 돌리다가 실수로 놓친 펜이 미간을 찔렀을때 마법사는 결국 스스로의 지식으로는 기적의 위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의 서재를 뛰쳐나왔다.
우선 가장 먼저 보이는건 그의 제자중 한명이었다.
“제자야, 본인이 궁금한 것이 있구나.”
“……또 무슨 생각을 하셨기에 이틀 꼬박 안나오신 겁니까.”
“이틀이나 되었나? 아. 그 보다 너는 기적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고 있느냐?”
“기적이요? 기차 소리? 칙칙폭폭?”
마법사는 스태프로 제자의 머리를 쿵 때렸다. 제자는 머리를 감싸쥐고 울상을 지었다.
“아우우…… 농담도 못합니까.”
“농담할 기분이 아니다.”
마법사는 미간에 주름을 세우고는 휙 돌아서 다른 이에게 기적의 위치를 묻기위해 떠났다. 제자는 스태프에 맞은 머리를 매만지며 마법사의 퀭한 얼굴을 떠올렸다.
마법사가 그 다음으로 만난 상대는 한 농부였다. 그는 농부에세 말했다.
“기적이 어디에서 오는지 아시오?”
“기적? 기적은 하늘에 달려있지.”
“하늘?”
“하늘이지. 암만 농사를 열심히 지어도 가뭄이 들거나 장마가 오래되면 그해 농사는 망치는거니까. 그렇지만 그 해 날씨가, 자네 말따나마 기적처럼 좋으면 정말 제대로 풍년이지.”
마법사는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길을 걸었다.
그 다음은 만난 것은 신을 믿는 신도였다.
“기적이 어디에서 오는지 아시오?”
“신에게 달려있죠.”
“신?”
“신을 향한 믿음이 클수록 그 분은 만물을 사랑하시는 마음에 기적을 베푸시겠죠. 하지만 그가 노하시면 세상은 불운해지고 말걸요.”
마법사는 “그렇구려.” 하고 대답하고는 다시 길을 걸었다.
마법사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났다. 마법사가 만난 사람은 또 다른 마법사였다.
“기적이 어디에서 오는지 자네는 알고 있나?”
“아, 기적 말인가. 글쎄. 우리 손 끝에서 나오지 않나?”
“무슨 말인가?”
“우리 마법이면 굳이 기적은 필요없잖은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기적 그 자체로 보일텐데.”
마법사는 “흐음.” 하고 신음했다.
마법사는 자신의 서재로 돌아와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았다.
그 때 그의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 굳이 얼굴을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그의 제자였다. 하지만 마법사는 고민중에는 그의 서재에 아무도 들이지 않는 편이라, 그 노크 소리를 불쾌하게 생각했다.
마법사가 말했다.
“무슨 일이냐?”
문 너머에서 대답이 왔다.
“커피 가져왔는데 안드실래요?”
“들어와.”
그래도 커피는 좋아했다. 그의 제자가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제자는 마법사에게 커피잔을 건내며 말했다.
“기적의 위치는 찾으셨나요?”
“아, 그게. 아직. ……다들 대답이 다르더라고.”
“무슨 대답이었는데요?”
마법사는 농부에게는 하늘, 신자에게는 신, 마법사에게는 스스로에게 기적이 달려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제자가 말했다.
“저도 말해봐도 될까요?”
마법사는 심드렁한 태도로 말했다.
“그러던지.”
“제 생각에 기적은 그걸 바라는 사람에게 오는 것 같아요.”
“어째서?”
제자는 자신 없는 듯한 태도로 말을 시작했다.
“어, 저, 그 농부는 한해에 풍년이 들 때 그게 기적이라고 했죠?” 마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자는 신의 응답이 있을때, 마법사는 스스로의 마법에 있다고 했고요. 하지만 흉년이 들거나, 기도에 응답 없는 신은 기적이 아니죠.”
“그렇지.”
“하지만 폭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잖아요? 가뭄이나. 뭐 극단적인 예일지도 모르지만 성을 점령하려는 군대에게 가뭄은 좋은거잖아요. 성의 식량이 빨리 바닥날테니까.”
마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또 어…… 신을 믿는 것 자체가 스스로 믿는거잖아요. 신이 있다고 믿는 동시에 기적을 바라는거죠.”
마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법사에게 기적이 있다는 말이야 뭐, 이것도 당연하잖아요? 마법사의 마법이 기적이니까, 그 기적을 바라는 의지로 마법을 사용하면 그게 바로 기적인거죠.”
“흐음.”
제자는 시험지를 받는 학생의 느낌으로 마법사의 말을 기다렸다.
“허점이 많군.” 제자는 우울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참고 할만하군. 커피도 맛있고.”
마법사의 제자는 서재를 나오면서 배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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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기적’.
글을 다듬지 못하고, 시간도 초과해버렸지만서도 개인적으로 마음에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