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리스 프롤로그
……소녀는 다시 의자 위에 올라섰다. 매단 철사가 미미하게 흔들거린다. 떨린다. 소녀의 손이. 소녀의 가슴이 떨린다. 호흡이 떨린다. 소녀는 숨을 들이키는 동시에 벌려진 올가미에 머리를 넣는다. 올가미는 저항없이 소녀의 머리를 삼킨다.
소녀는 문득, 괴물의 아가리에 머리를 집어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침 고인 괴물의 입 안이 아니라 익숙한 풍경인 자신의 집 거실이다.
몸에 힘을 빼고 목에 걸린 철사에 체중을 실어본다. 아팠다. 철사는 생각보다 더 가늘었다. 이대로 매달렸다간 목이 잘려버릴지도 몰라. 정말 그럴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단지 그 정도로 아팠다.
하지만 소녀는 다른 줄을 찾고자 하진 않았다. 철사도 집을 한참이나 뒤져 찾아냈다. 땀을 흘려가며 겨우 철사를 천장에 매달았다. 소녀는 더이상 시간을 끌면서 집 구석을 뒤적거리고 싶지도 않았고, 집 안에 다른 줄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목을 매달기 위한 밧줄을 사러 나가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고, 그런 밧줄은 어디에서 파는지도 알지 못했다. 자살은 생각보다 품위 없는 일이었다.
소녀는 이제 죽기로 했다.
철사줄을 당겨 단단하게 천장에 묶여있는지 살폈다. 머리카락은 올가미 너머로 넘겼다. 매달리고 나면 머리카락 아래로 흰 목덜미가 들어날 터였다. 소녀는 그게 썩 괜찮다고 생각했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의자를 걷어찼다.
소녀는 대롱대롱 매달렸다. 눈을 질끈 감았다. 목이 너무 아팠다. 올가미를 벗겨내려고 했지만 철사는 이미 목을 강하게 조이고 있었다. 정말로 목이 잘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를 버둥거렸다. 차인 의자가 멀리 가지는 않았을텐데. 뒤쪽 어딘가에, 발을 내뻗으면 있을지도. 발끝으로 의자 다리가 만져졌지만 목이 올가미에 매달려 있어 힘들었다. 입을 열었지만 신음하나 내뱉을 수 없었다. 소녀는 붕어처럼 뻐끔거렸다. 얼굴이 부어오르는 느낌이었다. 소녀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목덜미를 더듬는 손가락이 축축해진다. 피가 흐른다. 목이 끊어질듯 아프다. 발길질이 더 빨라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발끝이 뭔가를 밟고 디딘다. 넘어진 의자의 다리다. 살았나? 목이 아려온다. 살았나? 숨을 들이킨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발가락 끝에 쥐가 올 것 같다. 살짝 비틀자, 미끌어지고, 의자는 멀어진다. 소녀는 다시 버둥거린다. 올가미는 보다 강하게 소녀의 목을 조이고, 대롱대롱 매달렸다.
소녀는 아득해지기 전에 밧줄은 철물점에서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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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생각 안하고 하루 반 쪽 씩 무작정 써내려가는 소설.
차후 퇴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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