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만 것 : 홀로서기
소년은 달렸다. 이제서야 소년은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깨닫게 되었는 지는 소년도 모를일이다. 소년은 그저 이 한적한 대로를 걷기만 했는데, 소년은 깨닫고 말았다. 소녀의 말은 모두 맞았다. 틀린건 소년 자신이였다.
소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된 소년은, 걸어왔던 그 길을 다시 밣아가며 달리기 시작했다. 소녀에게로 가야만했다. 소년은 달렸다.
토요일. 소년은 아침을 먹다가 밥상에서 TV로 시선을 옮겼다. 토요일 아침에 하는 해외 토픽이 소년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뉴스는 기묘한 병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었다.
“……라는 이 병을, 현지인들은 흔히 ‘시체병’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뉴스의 화면은 한 남자의 팔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자의 팔은 시체처럼 푸르딩딩하게 불어 있었다. 남자의 표정은 고통 보다는 혐오와 기묘함을 그리고 있었다.
그것을 배경으로 앵커는 계속 말했다.
“그 이유는 살이 시체처럼 썩기 때문인데요. 이 병은 감염자의 신경부터 침투해 피부로 썩어가기 때문에 감염자는 감염 부위를 신체 부위를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병에 걸린 사실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제 뉴스의 화면은 깨끗한 옷을 빼입은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차지했다. 그는 영어로 무언가 말했고, 그에 따라 자막이 떠올랐다.
“일명 시체병이라고 부르는 이 병은 아주 감염력이 높아요. 하지만 아직 감염 경로와 잠복기등 병에 대하여 알아내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니 감염자는 철저한 격리 생활을 받으며 치료 받아야 합니다.”
이제는 흰 건물. 미국의 국기가 조금 떨어진 계양대에서 펄럭이는 모습이 보였다.
“미 정부는 이에 대해 감염자 전원을 격리 병동에 수용 했으며, 빠른 시일 내로 감염 경로와 전염병의 치료 방법을 찾을 것이라 발표 했습니다. 다음 소식은……”
화면이 넘어가자 소년은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소년은 저런 병도 다 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전부였다. 해외 토픽 이라니. 우리나라랑 상관 없잖아? 소년은 해외 토픽은 순전히 시청자의 흥미를 끌기위한 뉴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의 생각은 실제와는 완전 빗나갔다. 소년은 다음주 월요일 아침, ‘시체병 한국 상륙!’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신문에서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소년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신문 기사나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란 대체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소년은 그렇게 생각했다.
소년의 생각이 틀렸다는게 밝혀진건 그 다음주 수요일이였다.
점심시간. 학교 식당에서 소년은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시간이였기 때문에 식당은 한산한 편이였다. 소년이 밥을 절반쯤 먹었을 무렵, 소년과 멀지 않은 테이블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으아아악! 내 팔! 내 팔!”
식당의 모든 시선이 그곳에 꽂혔다.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아이는 방금 체육을 하고 온건지 체육복을 입고 있었는데, 붕대에 쌓인 한쪽팔은 식탁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비명소리는 계속 되고 있었지만 식당안의 어느 누구도 대처할 생각을 못하고 뚫어져라 보기만 했다.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팔이 떨어진 어깨는 시커먼 피로 진하게 물들었다. 분명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였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그 아이가 시체병에 걸렸었단 걸 알아챘다.
사람들의 반응은 두가지로 나누어졌는데, 하나는 도망이였다. 누군가 “시체병이다!” 하고 외치며 식당을 빠져나가 버리자 그에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그제서야 뛰쳐나갔다.
두번째는 그 아이 친구들의 반응이였다. 그 친구들은 남들이 서둘로 식당밖으로 빠져나갈때 서둘러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소년은 안된다고 외치고 싶었다.
소년은 아침 뉴스에서 시체병의 감염경로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시체병은 감염자와 사람과 비감염자의 사람의 접촉으로 감염된다. 하지만 소년은 망설였다. 진짜 피부끼리 닿는다고 감염이 될까? 내가 말리면 어떻게 하는데? 내가 데리고가?
소년이 망설이는 동안 이미 아이들은 식당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결국 소년은 말하지 못했다.
소년이 교실로 올라갔을 때는 한창 식당에서의 일이 이야기되고 있었다.
“야, 식당에서 봤냐?”
“그래. 졸라 징그럽더라. 시체병이던가?”
“어. 시체병. 그거 감염력 엄첨 높다던데. 걸리면 100%죽고.”
“이러다 우리 학교 휴교하는거 아냐?”
“그럼 좋지. 임마.”
일동 웃음.
피곤한 나머지 책상에 엎드려 있던 소년은 저 이야기를 담담하게 듣고 있었다.
소년은 인터넷 뉴스 기사를 되살려봤다. 감염 경로는 피부와의 접촉. 감염은 잠복기에도 가능. 그리고 보건부와 몇몇 시민 단체의 대립도 생각해냈다. 한쪽은 범 국민적인 검사를 실시해서 감염자를 색출후 격리 수용 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한쪽은 그것은 비인권적이며 비효율적이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감염자는 시시각각 늘어났다.
소년은 고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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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이후물 쓰려다가 만 것.
리메이크 하려고 생각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