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rae.me

the others 1

해는 해안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직 오렌지 빛 빛무리가 하늘에 번지고 있었지만, 동쪽 하늘에선 별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소녀는 모래사장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소녀는 몸을 잘 가누지 못했다. 휘청거렸다. 한발 물러나며 중심을 잡았지만, 다시금 흔들렸다. 남자는 쓰러지려는 소녀를 붙잡았다. 남자는 그대로 소녀를 안아 올렸다. 소녀의 나신에 붙은 모래 알갱이가 부스스 떨어졌다.

남자가 소녀에게 말했다.

“인간의 몸에 익숙해지셔야 할겁니다.”

소녀는 남자를 따라 입을 움직였다가, 말을 하는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의미없는 옹알이만 입에서 흘렀다.

소녀가 닐렀다.

‘그렇군. 본래의 신체와는 지나치게 달라.’

“일단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의 차이 부터 있으니까요.”

남자는 쓰게 웃었다.

소녀는 ‘그래.‘하고 대답하고는 남자를 올려다봤다. 수염은 길지 않다. 젊은 편이다. 인간은 80살 정도 산다. 기억을 되짚어 나이를 생각한다. 몇 살 이었지?

‘스물셋?’

“네?”

머리로 전해진 울림에 남자는 잠깐 멈칫했다.

“아, 네. 스물셋입니다.”

이번에도 소녀는 ‘그래.‘하고 짧게 대답했다. 생식 능력이 가능한 인간남자. 병들지 않고 건강하다. 체격은 뛰어나지 않으나 그리 중요한 점은 아니다. 그리고……

소녀는 생각을 멈췄다. 소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구겨졌다. 낌새를 눈치챈 남자가 놀란 얼굴로 소녀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십니까?”

소녀는 잠시 몸을 버둥거리다가 닐렀다.

‘뭔가, 답답하다. 몸 전체라기 보다는 내장 안쪽에서 답답하게 막혀있는데 고통스럽다.’

곧 소녀의 얼굴은 벌게졌다.

남자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유지하다 어이없댜는 듯 피식 웃었다.

“숨을 쉬십시오.”

‘숨?’

남자는 소녀와 입을 맞추고 공기를 불어넣었다.

소녀는 콜록이면서 움추렸다. 이내 자리에 누웠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숨을 지속했다.

남자는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녀를 다시 들어울렸다.

소녀는 남자를 빤히 올려다봤다.

‘숨을 쉬는게 이런거였나?’

“제가 말씀드렸잖습니까.”

남자는 입가에 웃음을 띄고 해변을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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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면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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