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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놀이

뭔가를 하려면 계속 힘을 주고 있어야하고(손가락 근육은 불수의근이 아니다), 힘이 풀리면 쥐고 있던 것이 떨어져 부서지고 만다. 게다가 손은 두 개 밖에 없어서 많이 쥐질 못하는데 무겁거나 다른 걸 집으려면 쥐고 있는 걸 바닥에 내려놓아야한다.

1. 손에 계속 힘을 주고 있기

2. 내려놓기

3. 다른 물건을 손에 쥐기

셋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사실 손이 비어있다면 다른 물건을 손에 쥐는 건 아주 쉽다. 하지만 그걸 계속 붙잡고 가는 것과, 어쩔 수 없이 내려놓아야 하는 것 때문에 어렵다. 아주 오랜시간동안 손에 쥐고 있던 걸 내려놓기는 아주아주 어렵다. 그게 중요한 물건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 물건을 손에 계속 쥐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 소설에서 어쩌다 쓴 예쁜 문장처럼.

손에 쥐는 건 쉽다. 누구나 그게 자기 손에 들어오길 바라마지 않았던 것이니까. 하지만 계속 쥐고 가는 건 어렵다. 계속해서 손에 힘을 주고 가야한다. 너무 세게 쥐면 힘이 빠지고, 힘을 약하게 주면 흘러내린다. 그냥 쥐는 게 어렵다. 쥐고 가는 게.

어쩌면 쥐고 가는 일이 너무 어려워서 손에 먼지가 잡혀도 내려놓고 가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다. 손에 쥔어진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손을 쥐고 있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그냥 공기다. 쓸모없는 걸 쥐고 있다면 공기를 쥐고 있던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볼때 손에 공기를 쥐는 일과 공기를 내려놓는 일이 어렵게 된다. 공기인줄도 모르고 쥐었다가 펼쳐볼 용기도 없이 계속, 힘들게 쥐고 가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니까 이건 의지의 문제다. 손가락 근육은 불수의근이 아니다. 손가락 하나하나 내 뜻대로 움직이고, 내 뜻대로 공기를 쥐었고, 놓지 않았고, 내려놓는다. 그러니까 공기를 뜻대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뜻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셈이다.

왜냐하면 그건 그냥 공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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