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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일기090809

꿈은 게임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어쩐지 와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픽이라던가, 이펙트라던가 말입니다. 와우는 별로 해본 기억도 없는데.

여튼, 저는 새로나온 최고의 보스몹을 보기 위해 혼자서 고렙몹들을 피해다니며 성에 잠입한 저렙이었습니다. 보스몹을 어떻게든 한번 보고 싶었기 때문에, 어찌어찌 들어간 것이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좌절 하던 중, 어떤 공대가 제가 있던 곳을 지나쳤고, 설득 끝에 한번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중반 정도 까지는 무난한 편이었는데, 후반부 부터 격이 지나치게 높아졌습니다. 나오는 몬스터들도 그냥 못생겼다, 의 느낌이었는데 보는 것 만으로 속을 울렁이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무섭게 생긴 몬스터도 있고요.

그렇게 공대원들이 하나 둘 무너져갔습니다. 이러다간 보스 구경은 커녕 보스가 산다는 내성까지 다다르지도 못할 것 같더라고요. 저도 분발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게임에 물리엔진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는데, 싸우고 있는 곳이 다리였거든요. 마침 공대원 하나가 다리 아래로 떨어지니까, 몹들이 그 떨어지는 공대원 하나를 잡으려고 난간에 기대서 손을 막 뻗더라고요. 그래서 뻥 걷어차 쉽게 잡기도 하고, 그런 식이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몹들이 돌아볼까봐 되게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내성 코 앞까진 왔는데, 공대원이 둘셋 뿐이더라고요. 게다가 보스 리젠시간이 따로 있는데, 그때까지 버텨야되고요. 카운트 다운이 꽤 으스스 했는데, HR. 기거가 마비노기의 고스트를 그리면 저런 모습이겠다 생각이 드는 몹이, 내성 문 밖으로 13개 쯤 되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는 겁니다. 그게 카운트 다운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구경은 한번 해야겠다, 하는 심정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내성으로 쫒아들어갔는데 구조는 간단한 편이더라고요. 계단 하나 딱 오르니까, 저 멀리 로비 왕좌에 뭔가 앉아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려고 다가가니까 벌떡 일어서더라고요.

뭐지? 하면서 보고 있는데 아장아장 걸으면서 오고, 체구도 딱 어린아이 였습니다. 우울한 표정인데 이목구비가 모두 시커매서 더 우울해보였습니다. 결국 그 꼬맹이가 우울한 표정으로 와서는 제 배에 칼을 쿡 박는겁니다. 표정을 주목하고 있었는데 제가 칼에 맞으니까 배시시 웃는겁니다. 입안이 아주 새빨갛더라고요.

그쯤에서 뭔가 떠오르는게 있었습니다. 데자뷰였는데, 저게 보스 몹이 맞다는 사실과, 저는 죽게된다는 것, 산채로 갈린다는 것, 같은 게 떠오르더라고요. 게임인데 왜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죽는 것도 아닐텐데.

칼로 제 배를 쭉쭉 째고 있었는데 안 되겠다 싶어서 도망을 갔습니다. 아, 남은 공대원들의 영혼이 모두 내성 꼭대기의 탑으로 빨려들어갔다는 것 말했나요?

어찌됬든 살아야겠다 싶어서 도망을 치는데 꼬맹이 웃음소리가 막 들리는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단순했던 내성 맵이 나오려니까 복잡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구조가 바뀌는 식이었던 것 같네요.

결국에는 이대로 있다간 꼼짝없이 죽을 것 같아서 도망다니는데 난간 아래에 거대한 물통 같은게 보이더라고요. 어디에 쓰이는지는 몰라도 몹한테 죽어서 영혼이 흢수 당하는 것 보다는 자살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뛰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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