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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일기141212

B를 어디에서 봤는지 모르겠다. 내가 보고 있는 건 짱구네 가족이었는데, 지구는 멸망해가고 있었다. 짱구네는 멸망하는 지구를 피해 커다란 공중 함선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공중 함선은 성경에 나오는 방주처럼 짐칸만을 늘려 놓은 창고 같은 것이었다. 공중 함선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다른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가족이 B였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공중 함선에 탑승해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이었다.

공중 함선에 와야할 사람들이 모두 다 탑승하자 공중 함선은 우주로 떠났다. 그 뒤로 폭발하고 불길에 휩싸이고 무너져 내리는 지구가 보였다. 사람들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행성을 바라보았고 함선의 내벽을 뜯어내서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었다. 우주 함선의 항행이 완료될 쯤해서 우주 함선은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주거지가 되었다. 방은 복도와 복도로 이어져 있었고 외벽은 유리로 되어 있어 그 내부가 다 보였다. 아파트 같기도하고 심즈 같기도 했다.

짱구네 가족은 빚으로 세워진 그 집과 닮은 꼴로 흰둥이와 짱구와 짱아와 짱구 아빠와 짱구 엄마가 각자의 방을 가지고 잘 지냈다. 나는 B에게서 떨어져서 지구를 생각했다. 그들은 지구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제 질문을 던졌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B는 지구를 구했던 영웅의 가족과 친지들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짱구네 가족은 몇 번이나 세계를 구했으니까. 어딘가에는 도라에몽과 진구네 가족도 있을 것이다. 이슬이도 비실이도 퉁퉁이도.

나는 보지 않았지만 아마 내가 보지 못하는 장소에 수 많은 로보트들이 장식장에 진열된 것처럼 놓여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다 부서졌을지도 모르고, 그 진열장이란 바벨의 도서관처럼 모든 로보트가 있는 자리에만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촌 동생에게만 접근 금지가 되어 있는 프라모델러의 방 같은 것일까. 나는 누군가의 사촌 동생이니까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이해해야만 할까.

꿈에서 깨어나서 나는 A에 대해 생각해야만 했다. 그리고 B가 베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A는 알파일 것이다. 베타가 지구 밖으로 떠났다면 알파는 지구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 폭발과 불길의 재난 속에서도 남아 있는 이들은 살아남았을까?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지구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면 이유가 뭘까. 그들은 B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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