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의 문제.
[바라]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없음에도 우리는 바라를 바라라고 써야할까. 물론 쓰기와 읽기는 다를 수 있지만, 소설에 있어 우리는 그 규정을 지키기 위해서 충실해야하나? 오히려 소설에서의 대화문은 입말에 충실해야하지 않나? 이를테면 우리는 소설에서의 방언 사용에서 같은 의문을 제기해볼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소설속 등장인물들을 표준어 사용자로 만들지만, 실상 그들은 서울 사람들이거나, 사투리 표현이 적은 한국어 사용자들이라는 설정을 기저에 깐다. 등장하지는 않더라도 모종의 방언 사용자가 작품 뒷편에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품 속에서 등장해 언제든 방언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다. 소설가는 소설 속에서 방언을 허용하고 사용한다. 그 이유는 소설의 중요함은 ‘개연성’에 있고, 그 그럴듯함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어휘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입말이라고 부르자. 소설속 등장인물들은 입말을 사용하고, 그렇다면 방언이 아닌 다른 ‘일상적 언어 표현’들도 소설속에서 동등하게 등장해야한다. 그렇다면 우린 적어도 소설속 등장인물들에게 어휘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시켜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그들이 쓰는 말은 ‘글’이 아니라 ‘말’이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그들은 활자속에 있되, 독자들에게 활자밖에 있다고 믿게끔해야한다. 그것이 소설에게 더 어울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