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
내가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지적해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게 대단한 결례라고 보거나, 대단히 서운해하기 때문에 나는 가끔 당황스럽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만나는 사람이 많다. 입으로 하는 말 보다 글로 채팅을 할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말을 할 때는 잘 더듬지만 글로 채팅을 하면, 유려하지는 않아도 더듬지는 않는다. 아무튼 온라인에선 지금 대화하고 있는 사람의 닉네임이 떠있다. 별로 외우려는 노력을 하지않아도 된다. 군대에서도 편했다. 가슴팍에 이름을 써붙이고 다니니까. 하지만 사회에서는 글쎄. 나는 사회 생활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 언급한 것처럼 다른 사람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 같이 있어도 별로 할 이야기도 없고, 사실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려고 노력하는 게 귀찮기도 하다. 나는 관심을 두는 주제도 좁다. 아마 같은 취미를 두고 만나는 인터넷 게시판이 아니라면 내가 말을 자주, 오래할 때는 많지 않다. 아니면 재미없는 농담따먹기. 그것도 한 두번이지. 내가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면 잘 되었다는 듯 상대도 재미없는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런 게 오프라인에서의 대인관계라면 솔직히 입 다물고 있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