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프롤로거의 변명
쓰다만 글은 그냥 쓰다만 글일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다가, 이것이 잘못된 길이다 생각된다면 글쓰기를 멈춘다. 그건 본인도 마찬가지인데, 단지 본인은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글을 시작하다가, 더 많이 멈춰설 뿐이다. 그러한 일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므로 본인이 무능하다고 생각되겠지만(실제로도 무능하지만), 적어도 ‘더 빈번하게 실패하는 프롤로거(!)이기에’ 무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단지… 성격이다. 스스로 다작 작가를 희망하지만, 지금의 본인은 졸작을 과작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본인의 성격은─실제로 무능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보상 차원에서 만들어진 성격이겠지만─과시에 대한 욕구가 있다. 허나… 글쓰기는 버겁다. 두 번 말한다. 소설쓰기는 어렵다. 완성되지 않은 글을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인은, 끊임없이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 하고 있고 할 수 있다는걸 알리고 싶다. 본인이 가진 과작의 형편에 자탄만 하고 있을 수 없을정도다. 그래서 본인은 내보이기 쉽고 간단한 것들을 다른이들에게 들이민다. 무언가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아주 편리하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가벼운 눈요기로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로써 내 만족은 충족된다. 이것이 그 수 많은 프롤로그들에 대한 이유다.
그리고 치졸한 변명의 끝:다행스럽게도. 본인은 그것이 인내해나가며 맞서 싸워야할 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만족이 일순에 속했을 뿐, 그 한계에 왔다는 걸 안다. 그러한 일은 소설가의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아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