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101226
1.
연말 특집 잡담 모음. 트위터에 쓴 것을 다소 수정해 들고 오기도 했습니다. 분량이 조금 됩니다. 이거 쓸 시간에 소설을 썼으면 얼마나 썼을까.
2.
이제 내년이 되면, 정확히는 양력 2월 19일이 지나야겠지만 ‘만으로 19세니까, 아직 청소년!‘이라고 못한다. 아니, 뭐 굳이 말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스무 살 넘은지가 언젠데, 아직도 9에 미련이 남아서 이러고 있으면 한심하지. 그렇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네이버 오늘의 문학도 분명 성과이긴 하지만 내가 만족하기엔 부족했으니, 9를 넘어서는 건 역시 아쉽다. 군대가려면 조금 남았다. 재수 없으면 막 밀려서 여름에 가고 그러겠지. 그럴 거 같지는 않지만. 나는 운이 좋으니까. 어찌되었든 몇 개월 안 남았다. 뭔가 이뤄야한다. 내 인생 목표의 1단계 막바지를 앞두고 있다. 이것만 넘으면 된다.
3.
유성우가 떨어지는 날 유성을 두 개 보았다. 물고기 자리에서 떨어지는 유성우였고, 하나는 설핏, 하나는 또렷하게 보았다. 하늘을 가로질렀다. 아무 것도 거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중에 가장 간명했다. 순수했고, 과감했다. 유성을 닮고 싶다.
4.
노블엔진 등장. ‘노벨 배틀러’와 ‘춤추는 별이 내리는 레네시클’,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가 창간작. 노벨 배틀러의 경우에는 시드노벨의 ‘스페로 스페라’와 PV 비교 때문에 말이 많았다. 시드노벨은 잔인했다. 응원한다. 잘되었으면 좋겠다. 이러니저러니해도 한국 라이트노벨 시장에서 시드노벨 원탑 구조는 좋지 않다. 물론 둘이서 갈라먹기가 되어선 안되고, 두 배로 불어야한다. 제곱이면 더 좋고.
5.
가끔 내가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가, 싶은데 잘 보면 모든 일이란 낙관적으로도, 비관적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럼 좋게 생각하는 게 낫지 않나? 가끔 잘 될 거라고 믿는 것을 보고, 큰 일이라도 난 것 처럼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땅에서 더 떨어질 구석을 찾는다니, 얼마나 세상을 편하게 살고있는건지.
6.
시 교수님의 소설에 대한 태도: 너무 길고 비경제적이고 예술성이 떨어지고……
소설 교수님의 시에 대한 태도: 이 시대에 와서 시를 하겠다는 건 딴따라나 다름없고……
문학이 그렇지 뭐.
7.
내가 문예창작학과에 와서 1년 간 소설에 대해 배운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문장 똑바로 쓸 것: 내게 가장 절실히 필요했던 것 중 하나였다. 내가 문창과에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이기도 했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방향은 잡았고 그 이상은 내 노력 뿐. 2) 경제적으로 쓸 것: 사실 문창과가 아니었어도 스스로 깨달았을 것이다. 그치만 어떻게? 의 측면에서 보자면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3) 디테일 중시할 것: 내가 소설을 쓰면서 일생을 고민할 꺼리. 위대한 한 걸음. 이제서야 떼어냈습니다. 4) 내가 맞다는 것: 소설의 기본적인 것들은 이미 작법서에도 있었고, 스스로 쓰면서 깨달은 것, 읽으면서 깨달은 것도 많았다. 적어도 내가 남들 보다는 많이 알고 있었다. 다만 나는 거기에 확신이 없었고, 다소 주저했다. 이제 그렇지 않다. 내가 잘 걸어가고 있다는 것 까지 알게 되었으니, 무엇을 거치랴.
8.
밥을 굶어서 책을 살 수는 없다. 책을 살 돈으로 이틀을 더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지면 한 달 밥 먹을 돈으로 세 달을 버틸 수 있다. 나는 대학교에 오기 전 까진 밥 굶어서 책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대학생이 되기 전 까지 고등학교 때 용돈과 대학교 때 용돈은 다른 것이라는 걸 몰랐다. 기호 식품과 그냥 식품은 다르지.
9.
내가 아는 관계 중에 진솔한 인간 관계는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다 조금씩 속이고 있다(온/오프라인에 구애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예절과 질서가 필요한 이유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모두가 허구다 구라다 뻥이다 가짜다 공갈에 거짓말. 신뢰도 없다. 신뢰하는 척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악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속이는 줄도 모른다. 내가 이해하는 관계 맺음은 이렇다. 부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한다면 그 사람이 내 연인일지도 모르겠다.
10.
어떤 소설은 허무맹랑해보일 수 있다. 그것은 소설이란 장르가 애초에 ‘일부(小)‘를 다루기 때문이다. 대설(大說)은 예술이 될 수 없다.
11.
내가 볼 때 시드노벨 토론란은 장르소설 사이트 중 가장 쓸모 없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열의는 인정하지만 그냥 궁금한 것이 있으면 선배 작가에게 묻는 게 낫다. 판타지갤러리는 그나마 좀 나은데, 장르에 대한 토론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열의를 소비하지도 않는다. 마이너스 보단 제로가 나은 법이지(농담).
12.
12월 중 한다고 말한 것 중에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놀라운 무가치 생산력에 스스로 이가 부득부득 갈린다. 마법의 변명이 있긴 하다. 1) 기말 고사 때문에. 2) 저 요즘 슬럼프인 거 같아요. 이러니저러니해도 변명은 변명. 나는 구제할 방법이 없고, 재고할 가치가 없는 상병신. - 있는 힘껏 자학했으니 남은 연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13.
장르소설. 장르소설은 좋은 것이다. 누군가 부정하는 이가 있다면 내가 전력으로 긍정해주겠다. 당신 옆에 내가 있다. 당신도 마음 놓고 좋아해라.
14.
딱 한 번, 부모님이 크리스마스날 내 머리맡에 초콜렛 상자를 놓아두신 적이 있다. 초등학생 저학년 무렵이었는데, 나는 분명 산타클로스가 아니라 부모님이 그 선물을 놓아두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초콜렛 상자였기 때문이다. 초콜렛 상자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가 이사 올 때 잃어버렸다. 초콜렛은 맛있었다.
15.
요즘 꾸는 꿈은 내 망상의 결집으로 보인다. 현실과 일상을 기반으로 하는 꿈이 아니라, 이른바 개꿈인 것이다. 너무 노골적인 내 상념이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기억에 새겨진다. 사게 된 ‘꿈의 해석’을 읽을 필요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꿈을 꾸고나면 민망해서 침대 구석에 가만히 쭈구리고 앉는다. 가끔 나는 내가 사토라레라는 상상을 한다. 아니면 트루먼 쇼의 트루먼이라던가. 차라리 그렇다면 좋을 것이다. 누군가 한 명 쯤 날 이해하고 있을테니까.
16.
사실 나는 내가 사토라레가 아니란 걸 확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 앞에서 위험한 상상을 하곤 한다.
17.
방학한지 일주일도 안 지났는데 내가 언제 방학을 했는지도 잊었다. 평소에도 방학 한 것 처럼 지냈으니 당연한 것 같다.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평소랑 똑같다. 도대체 나는 비싼 등록금 내면서 학교에 왜 다니는 걸까? 아니, 분명 배우긴 많이 배운 거 같기도 한데. 그러니까 등록금을 생각하면, 음. 아, 어차피 내 빚이니까 상관없구나. 다행이다.
18.
《 탐정클럽 아수라장 상세 설명서 》 http://cafe.naver.com/madroom/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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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게 아니라 이런 게 정말 한국 라이트 노벨 진일보의 밑거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