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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소설 그리고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근대소설은 이제 소설이라는 개념이 워낙 넓은 걸 감안해서(예를들면 서유기/삼국지 같은 것도 소설이라고 하니까) 쓰는 말인데 보통 돈키호테를 기원으로 하거나 아니면 학자에 따라 여러 소설들을 근대소설이라고 불러서 딱 정의하기 어렵지만 그 이전의 소설과 구분되는 세련됨을 이야기하는 편임 앞에서 말한것처럼 일종의 내면세계가 있다거나 근대적인 가치(인권이나 평등이나 과학이나)가 작품애 내재되어 있다거나 그래서 각 나라의 근대소설도 이런 기준으로 따지는 편(한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은 혈의 누였던가)

여기서 근대소설은 리얼리즘이라는 형식으로 나아갔는데 이제 다른 예술이 그러하듯이 현실을 모방하는 방향이었던 거임 그래서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소설이라는 건 ‘얼마나 더 진실에 가까운가’에 대한 일종의 게임이 됨 그래서 리얼리즘은 더 정밀하고 세밀한 묘사, 합리적이고 모순적이지 않은 개연적인 사건들(이전 소설들은 개연성 없이 얼렁뚱땅이니까), 비과학적인 환상적인 것을 배제하기(이전 소설들은 이것저것 나옴), 인물의 내면세계를 보여주기, 구어체 대화(과거에는 글과 말은 다른 것이었는데 소설에서는 이 격차가 좁혀짐) 등등의 작업이 이루어짐. 근대소설이 그 이전의 소설과 구분지어지는 세대적 격차를 둔다면 리얼리즘은 그 글이 가지는 스타일들을 두루 이르는 거에 가까울듯.

그리고 당연하지만 리얼리즘만으로 모든 소설을 설명할 수는 없음. 진짜 근대, 그러니까 20세기 초입에 들어서면서 양차대전과 기존의 의미 있다고 생각했던 예술적인 작업들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이 등장했고 리얼리즘과는 다른 양상의 작업물들이 등장하는데 이걸 모더니즘이라고 함. 모더니즘은 리얼리즘이 현실을 제대로 모방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양식을 보여주는데, 인물들의 지리멸렬한 사고를 자동기술법으로 드러내고(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같은 거), 개연성 없이 무너지는 사건들이 나타나고,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 그 이전의 소설들에서 볼 수 없었던 감정들을 다룸(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거), 또한 인물의 이름이나 장소 같은 걸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기고(알파벳으로 이름 쓰는 것이나, 대명사로만 지칭하는 익명성), 리얼리즘이 각 인물간의 갈등을 보여준다면 모더니즘은 보다 거대한 현실이나 역사 등에 짓눌리는 개인을 드러냄.

이제 여기서 70년대까지 오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게 등장하는데 모더니즘의 가치들을 좀더 극한으로 끌고 가려고 했고 기존 글쓰기의 한계를 부수려고 하거나(알프레드 베스터의 타이거! 타이거! 후반부 같은 거), 시와 소설 같은 각 장르의 경계면을 넘으려고 하거나, 기존 작가와 독자 사이의 차이를 두지 않으려고 하거나(흔히 말하는 제4의 벽을 넘어서는 서술 등등), 그리고 메타픽션적 면모까지 모더니즘까지는 적어도 소설을 통해 진실을 말할 수 있다는 태도였지만, 여기서부터는 애초에 기존의 소설이라는 양식 자체가 진실을 전하는데 부합하지 않는다에 가까움. 그래서 갈등의 양상도 인물이 소설 그 자체에 대해 갈등하거나, 소설을 쓸 수 있는 기술과 갈등하거나 하는 등 ‘이딴 게 소설?‘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소설들을 부름.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제와서는 모더니즘과 크게 구분되지 않으며(예를 들어 형식의 파괴는 모더니즘에서도 행해져왔기 때문에) 그저 모더니즘이라고 하면 된다고 하는 편. 나는 일종의 이러한 글쓰기 실험으로 모더니즘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고, 다시금 발견되는 모더니즘의 극단적 형식을 포스트모더니즘으로 계속해서 호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함.

현대소설에서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러한 형식에 맞춘 글쓰기나 실험적 글쓰기를 제한적으로 할 뿐이기 때문에 리얼리즘만 쓴다, 모더니즘만 쓴다, 포스트모더니즘만 쓴다 이렇게 말하기가 어려움. 제도권 소설을 기준으로 본다면 리얼리즘 소설이 70%, 모더니즘이 여기서 30%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듯 하고, 작품이 이런 경향을 녹여내고 있음. 장르소설에서는 이러한 형식들을 잘 받아들인 편이지만 리얼리즘적 특성이 더 많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음. 모더니즘이 가지는 기존 리얼리즘에 대한 갈등 양상이 장르소설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편. 물론 앞서 말한 타이거! 타이거!를 비롯해서 슬립스트림으로 구분되는 80년대 SF 작가들, 니시오 이신 같은 라이트노벨의 일부(흔히 말하는 파우스트 계)는 모더니즘을 적용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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