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불가해성에 맞서기
글쓰기는 불가해하다. 정말 그렇다. 왜 내가 생각해낸 멋진 문장은 이 글에서 쓰일 수 없지? 그토록 공들여 쓴 글이었는데 왜 대충 휘갈겨 쓴 글이 남들에게 더 많은 호응을 받는 것이지? 난 분명 모든 이야기를 제대로 짰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는데도, 어째서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는 거지?
난 작법을 배운다는 것은 이 간극 사이를 좁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의식과 실제 글쓰기의 간극 말이다. 작법은 글쓰기의 완성된 틀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글쓰기에 대한 편견이나 착각들을 줄여나가고 무엇이 문제인지 질문하는 거라고 본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내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글쓰기가 쉬워보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의식을 가지고 있고, 글쓰기는 그 사고과정을 옮겨나가는 과정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진다. 내 생각에는 조금 다르다. 모든 글쓰기는 인간 의지와 글 사이의 갈등이다. 인간의 사고 과정은 글에 비하면 남루한 수준이다. 감정과 환경에 노예처럼 굴기도 하며, 어떤 상황에선 존재하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희박해지기도 한다. 반면에 글은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다. 어떤 생각은 글로 쓰여지기 전까지는 내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을 빛처럼 비추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