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2
내가 알아본 뮤즈를 부르는 방법은 꽤 다양했다.
1. 무작정 기다린다. : 다소 무식하지만, 딱히 급할 것이 없다면 무난한 방법이었다. 뮤즈는 언젠가 오게 되어 있고, 그게 오늘이든 내일이든 상관이 없다면 언젠가 올 뮤즈를 기다리며 독서나 하고 있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이건 방법이 아니지.)
2. 술을 마신다. : 간을 내주고 뮤즈를 얻는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그게 뮤즈인지 아닌지 알아보기나 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나는 이런 류의 사기에 대해 자주 들어보았다.
3. 잠을 안 잔다 :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게 되었던 방법이다.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뮤즈는 온다. 건강도 덜 해친다. 하지만 잠을 안 자고 뮤즈가 올 무렵이면 소설을 쓸 집중력과 체력이 바닥을 긴다.
굳이 덧붙일 필요가 있나 싶지만 다 마뜩찮은 방법들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있었던 것 같지만 위와 비슷해보였다. (물론 본드를 짜넣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쓴다면 실체화된 뮤즈까지도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나?)
아무튼 이따금 불규칙적으로 찾아오는 뮤즈에 목말라하며 지내던 중, 도서관 신간 도서 목록에서 기똥찬 제목의 도서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자리에서 홱 집어 표제 파트를 바로 읽어내렸다. 사실 이미 제목에서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뮤즈를 기다리지 말자.’
뮤즈가 온 다음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을 쓸 때 뮤즈가 오게 된다.
선후 관계가 바뀐 것이다.
(사담이지만 저 책은 표제 파트를 빼면 딱히 쓸만하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