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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창작의 어려움

과거의 괴로운 기억을 상담을 통해 완결시켜 더는 그 기억이 떠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창작물에서 서사적 완결을 만들지 않아 자꾸만 생각나게끔 하는 것이 상반된 방법론으로 서로 일치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러니까 그냥 그 둘은 원래 같은 것이다. 사람은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사를 사용하고 완결되지 않은 서사를 질문으로 생각하고 거듭 고민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를테면 실존적 질문들은 그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그에 대해 현실에서 답할 수 없는 초월적인 무언가로 수렴한다. 여운이 남는 소설이 되려면 무언가를 의문으로 남겨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의문이 여운이 되지는 않는다. 모두가 같은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관으로 세계를 본다. 누군가에겐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누군가에겐 대단히 쉽고, 누군가에겐 대단히 쉬운 것이 누군가에겐 대단히 어렵다. 쓰고 있는 소설에 대해서 생각할 때 불충하고 불완한 구석들은 끊임없이 떠오른다. 반면에 소설이 어떤 형태로든 완성이 되었을 때 더는 그 소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의식 안에서 소설은 가라앉았고 더는 떠오르지 않는다(소설이 얼마나 완성도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문제는 소설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한 경우 완성된 소설이 이미 내 머리에 있는데 글로는 완성되지 않은 경우다. 분명 글로 쓰기 시작할 경우 이 소설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테지만 머릿속에서 완성되어 있으므로 더는 써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이런 소설은 쓰여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소설의 구조가 너무 간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너무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뻔하고 단순한 작품이 된다. 애초에 쓸 필요 조차 없다.) 이러한 과정이 소설쓰기, 또는 서사창작의 어려움을 관통한다. 서사창작은 이해할 수 없는 것(아직 이야기 되지 않은 것)을 이해하려는 과정(이야기)이다.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무언가를 이해할 수 없어야 하고, 그 무언가는 명백한 답이 존재하지 않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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