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기가 즐겁습니까?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아니라고 한다. 소설쓰기가 즐거운 일인가? 나는 분명 매체에서 만들어진 초췌하고 게으르지만 어느 날 눈을 번득이며 영감 받아 일필휘지 한 다음 인세를 받아 먹고 사는 놈팽이 같은 작가를 꿈꾸었으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의 작가는 그 어떤 직종 보다 부지런해야 했던 것이다.
프리랜서라는 특성으로 눈 뜨면 일과 시작 눈 감으면 일과 끝이라 놀고 있어도 전혀 노는 기분이 아니며(아마 이것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조직에 소속 되어 있지 않으니 누가 일하라고 닦달하지도 않으므로 조용히 굶어죽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더라도 아무도 신경을 안 쓸 것이며… 일의 성과 유무와 별개로 투자한 노동 시간에 대한 대가를 지급 받는 것이 보장되어 있는 직업군과는 달리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글쓰기는 간접적으로 내 능력의 향상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당장의 아무런 이득이 없는 행위다(그래도 이에 대해 별다른 유감은 없다).
무산계급으로 태어나 노동의 업을 지고난 프롤레타리아라면 모두 비슷비슷한 고통을 받고 있으메, 일하는 것을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럴 수도 있지. 이 모든 것을 재미로 느끼는 재능을 타고난 이들의 “힘든데 왜 하시는 거에요?” 같은 천진난만한 소리일랑 무시하자.
간혹… 이 아니라 매일매일 이것이 옳은 길인가, 지금이라도 관두고 내 동기가 다닌다는 그 김치 공장으로 걸음을 옮겨야지 않은가, 비숙련자라도 상관 없는 동네 김치 공장이라고 날 받아줄 것인지, 같은 앙증맞은 사고가 머리를 들이밀지만, 내가 더 행복할 것이라는 장담이 없고 그런 길을 선택할 수도 없다면야, 내가 어떤 종류의 고통을 받을 것인지 정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셈이고 나는 내가 받고 싶은 종류의 고통을 받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암만 그래도 재능도 없으신 분이 왜…”
“하하. 다른 일이라고 재능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