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로 쓴다
내가 소설을 쓴다고 하니 어떤 국문과 교수 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소설가는 엉덩이로 쓴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이후에 앞뒷말은 다 잘라먹고 저 문장만 머리에서 맴돌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키보드를 깔고 앉는 모습이 상상되었기 때문에 가끔은 생각을 중단하고 먼산을 바라봐야했다.
비슷한 말로 소설쓰기는 노동이라는 말도 있다. 맞는 말이다. 시는 번쩍이는 발상으로 끝까지 써갈길 수 있지만, 소설은 번쩍이는 발상으로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조루가 된다. 소설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집중하는 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달픈 일이다. 마침 글쟁이가 두들기고 있는게 타자기가 아니라 키보드라면 워드프로세서 너머로 보이는 구글 크롬 아이콘이나 스타크래프트2 아이콘에 눈길이 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요령을 피울 수 없는 순전히 소설가와 소설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