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가 글쓰기에 도움이 될까?
일로써 글을 쓴다면 마감이야말로 첫 번째 규칙이다(여기에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그리고 작가는 글이 일인 사람이다. 그럼 예술로써의 글과 취미로써의 글이라면 시간의 구애에서 자유롭게 써도 괜찮은가? 여기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물론 나는 아니라고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이유를 열거한다.)
하나의 글에는 정도 이상의 시간을 쏟아서는 안된다. 이론적으로, 작가는 한 편의 글에 무한한 시간을 쏟아넣을 수 있다. 작가는 살아있는 한 변화할 수 밖에 없으며 변화하는만큼 글에선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여기서 ‘정말로’ 미숙한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때문에 서점에 판매되는 서적 조차 완성된 글이 실린 것이 아니다. 서적은 그저 작가가 완성된 글이라는 일시적 착오에서 비롯되었거나(물론 그 작가는 착오를 체념했을 것이다), 마감이라는 외부 요인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마감이라는 외부 요인은 외적으로는 출간 제의일테고 내적으로는 작품을 독자에게 내보이고 그로부터 반응을 얻고 싶다는 욕심을 말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그 내부(예술적 심미안을 간직한 작가 자아)에서 작품의 미숙점을 찾아내고 완성되지 못함을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자각은 허상이나 다름없다. 작가가 인간인 이상 필멸의 시간을 지니고 있기에 무한한 시간 동안 완벽한 창작 활동에 매진할 수 없고, 설사 작가가 불멸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한들 지속되는 작가 개인의 변화를 글에 반영한다면, 독자는 일시적인 그 단면을 잘라내어 작품을 읽어낼 수 밖에 없으므로 작가의 의도와 달리 미완의 글만이 독자와 상호작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작가는 자신의 내면의 작가 자아와 외부 요인을 화해시키고 글을 독자에게 드러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