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멋진 문장만 지우면
글을 쓰다보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 멋진 문장을 쓴다.
- 멋진 문장에 맞는 글을 이어나간다(하지만 분명 아귀가 안 맞을 것이다).
- 멋진 문장을 지워본다.
- 완성!
내 생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그렇지 않은가?)이 발생하는 이유는 멋진 문장이란 사고의 단초에 불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문장이 멋져 보였던 이유는 사실 우리의 의식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논리 구조나 모순점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런 멋진 문장이 쓰여진 글을 자주 쓸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멋진 글을 쓸 수 없는 역량을 타고났다. 우린 그런 ‘멋진’ 느낌을 주는 문장 못 쓴다. 쉽게 말해 멋진 문장은 착각이다. 그 문장은 논거와 토대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실제 글을 탄탄하게 쌓아올리다보면 결과적으로 허튼 소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우기 직전까지도 그 문장은 멋져보일지도 모르는데, 아무리 둔한 사람도 적어도 지금 쓴 글과 별개라는 것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다면 지워야한다. 최악의 경우는 다 쓴 글에 어떻게든 문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노력이란 그런 일을 말한다.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 노력만큼이나 포기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