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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의 시점 선택

소설에서 시점을 선택해야 할 때, 일반적으로는 전지적작가시점을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보통 이 선택은 틀리지 않는다. 그 외의 1인칭, 2인칭, 3인칭, 복합 시점은 그 시점을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때가 아니면 구태여 선택할 이유가 없다. 전지적작가시점은 쓰기 쉽고 기능적이다.

1인칭을 선택해야 하는 때는 독자와 주인공 사이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경우다. 독자와 주인공 사이에는 작가와 서술자라는 겹이 존재하는데, 1인칭은 이러한 ‘독자-작가-서술자-주인공’이라는 격차를 없애고 하나로 겹치는 역할을 한다. 1인칭의 주인공이 ‘나는 슬펐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전지적작가시점의 주인공이 ‘주인공은 슬펐다’라고 서술하는 것은 큰 격차가 있다. 이런 가까움은 독자의 작품에 대한 이입을 강화시키고, 독자=주인공의 관계로 감정적인 동조를 이끌어낸다. 1인칭은 그 시점의 한계 때문에 전지적작가시점과 달리 인물이 가지는 인식의 한계를 다룰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전지적작가시점에서 서술자는 ‘전지적’이기 때문에, ‘지금 시간은 오후 다섯 시였다’고 서술할 때 이것은 작품 속에서 확고부동한 진리로 존재한다. 하지만 1인칭 주인공이 ‘지금 시간은 오후 다섯시였다’라고 주장하더라도, 1인칭 주인공은 동틀녘과 해질녘을 착오했거나 감각의 이상이 있거나 누군가에게 속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1인칭은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로 존재해 독자와 인물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로 작품 전반을 흔들어댈 수 있다. 전지적작가시점에서 이런 일어난다면 독자는 서술자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지만(개연성을 잃는 것보다 치명적이다), 주인공은 속을 수 있는 작중 등장인물이기 때문에 서술자에 대한 신뢰도, 작품에 대한 개연성도 잃어버리지 않는다. 또한 1인칭은 제한된 시점을 통해 독자에게 전해지는 정보의 양을 개연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러한 방법은 주로 미스터리와 스릴러, 호러에서 자주 사용된다. 전지적작가시점을 사용하더라도 초점을 주인공에게만 준다면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1인칭 시점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전지적작가시점의 서술자는 1인칭 주인공을 경유하는 것 보다는 비개연적인, 조금 더 기만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전지적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서술트릭이 가진 문제와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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