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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없어도

글 쓸 때 재미있다 재미없다에 자꾸 가치를 두면 안된다. 읽을 때야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쓰는 입장에서 그런 걸 따지는 건 이상하다. 재미는 주관적이고 내가 재밌다고 남도 재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 이런 문제도 아니다.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쓸 것인가?  자기 글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사실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 자기 글을 좋아하는 작가가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자신감을 얻고 자기만족을 얻는 것은 좋겠지만 더 좋은 글을 만드는데 기여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다른 글과 비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특히 이런 태도는 작가와 독자간의 괴리가 클 때 더 유효하다. 작가와 독자와의 거리가 없는 상태라면 애초에 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가는 길 마다 초록불이 들어오는데 최단거리로 달리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능한 작가가 아니고 작가와 독자의 거리가 멀다면 작가는 자신의 글에 대한 의견을 버리는 쪽이 낫다. 당연히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냥 한켠에 밀어두는 것이 좋다. 진짜 객관적 지표들이 있는데 구태여 모험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특히나 ‘재미’같은 주관적인 요소는 일말의 기준도 적용하기 어렵다. 운이 좋으면, 작가가 재미없어도 누군가는 다를 수 있다. 사람들의 기준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재밌느냐 아니냐도 중요하게 생각치 않는다. 글을 봤으면 시간 잘 떼웠다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 보통이다. 그냥 제대로 글을 맺기만 했으면 그정도는 된다. 모든 글이 명작이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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