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끝'에 모든 걸 걸기
웹소설 독자는 한 달에 걸쳐서 책 한 권을 나누어 읽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 한 달 중에 한 편 정도는 재미없고 지루해도 다음날까지는 참아줄 수 있지만, 이틀 연속, 사흘 연속, 나흘 연속 이어지면 독자들이 이탈할 수 밖에 없다. 한 편도 재밌어야 한다. 한 편 안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그 한 편만으로도 어느 정도 충만한 읽을 거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웹소설 플롯에서 한 편 안에서 갈등 양상은 ‘기승전결’ 보다는 ‘결기승전’이다. ‘전’이 끝에 오는 이유는 갈등의 최고조에서 소설이 끝나야 클리프행어가 성립하기 때문. 많은 매체들이 끝이 좋으면 어떻게든 좋은 작품을 보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때문에 한 달 동안 서른 번 가까이 끝을 봐야하는 웹소설은 클리프행어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각 편은 그 날 소설을 어떻게 끝내느냐에 따라 모든 평가가 걸려있기에, 모든 요소를 좋은 끝을 내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좋은 끝’의 구체적인 조건은 아주 많지만, 이 좋은 끝을 관통하는 공통점이라면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1. 예측 가능한 일이 다음 장면에서 일어나겠지만 2. 그것이 일어나기 전에 소설이 끝나야 하며 3. 그 일은 아마도 좋은 일일 것이란 예감이 들어야 한다. 만약 소설 속에서 부정적, 비관적 상황을 넣어야 한다면, 각 편(5천자)의 초반부 또는 중반부에 있어야 하며, 그 부정적 상황에 소설 말미에서 최대로 커지지만, 해당 편의 끝에 가서는 다음편에는 그 상황을 기분 좋게 해소하리라는 기대감을 불어넣으면서 끝내야 한다. 안된다면 연참해야 한다. 이와 같이 웹소설은 어느 정도 템플릿이 존재한다. 이 템플릿은 플랫폼과 시장 상황, 독자의 요구와 작가의 의지 사이의 갈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을 어기겠다는 생각은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이 템플릿 안에서는 작가가 전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