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쿤 게임으로 게임 판타지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대적자가 없는 타이쿤 게임으로도 게임 판타지 소설로 쓸 수 있을까? 사실 영지물을 비롯한 소설들은 이미 타이쿤 게임을 모티프로하는 게임이므로 이런 질문은 크게 의미가 없다(잘은 모르지만 직접적인 모티프의 게임 소설도 많을 것이다). 대적자가 없는 것이 문제인가 싶지만 힐링물을 내세운 작품들의 경우 이미 제대로 된 대적자가 없는 웹소설은 흔하다(이런 소설들은 이번 글의 주제와는 다르지만 “프린세스 메이커"를 레퍼런스로 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대적자를 만들고 싶다면, 시티 빌더 게임 판타지라고 가정하고 그냥 기존 타이쿤 게임에는 없는 경쟁 도시라는 개념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 정해진 점수를 넘으면 그 게임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라, 가까운 도시보다 더 점수가 높아야 한다던가 하는식으로.
어찌되었든 내가 하려는 말은 이거다. 게임 판타지 소설에서 밸런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혀. 게임 판타지에서 밸런싱은 개연성의 다른 이름으로 존재할 뿐이며, 개연성이 그렇듯 독자를 잘 속여넘기면 그만이다. ‘이건 진짜 게임이라면 불가능한 요소인데요?’ 이것은 상상력을 저해하는 요소다. ‘히든피스’가 얼마나 게임에서 가치가 있어서 게임 판타치에서 흥했겠는가? 게임과 게임 판타지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다. 판타지 소설이 현실의 대리욕구를 반영하듯, 게임 판타지 소설은 게임의 대리욕구를 반영한다. 오히려 실제하는 게임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 판타지에서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상호간의 동의 되지 않을 욕망(히든피스)은 폐쇄되고 단일한 세계(게임 판타지 소설)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남은 것은 ‘이런 밸런스는 없다’라는 이유로 현실로 튕겨나가려는 독자를 개연성으로 붙들어 놓는 기교만 부리면 된다.
이하는 위의 질문으로부터 생각해본 타이쿤 게임을 레퍼런스로 하는 게임 판타지 웹소설의 예시다.
예시1: 어렸을 때 타이쿤 게임을 즐기던 주인공이 커서는 사업을 하다 빚더미에 앉게 되고 돈 되신 폐쇄된 놀이공원을 받게 되는데, 어째서인지 이게 과거에 즐기던 타이쿤 게임의 저장 상황과 똑같다는 걸 알게 되고 게임으로 들어가보니 시스템을 통해서 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걸 알게 되는데…
예시2: 던전 운영 게임을 하던 주인공, 던전에 용사가 들어와 죽을수록 던전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되는데, 주인공이 돌연 사망했더니 그 판타지 던전 운영 게임 세계관의 마왕으로 환생한다(어, 도입부만 보면 “던전 디펜스” 같은데 제가 본 웹버전은 타이쿤 요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예시3: 게이트가 열리고 멸망해버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주인공은 헌터로 살아가다 이 모든 것을 재건할 수 있다는 힘을 얻는데, 알고보니 그건 타이쿤 도시경영 게임 시스템. 시스템 재화로 세계의 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주인공, 세상을 재건 하라!
예시4: 치킨집을 운영 중 경영난을 겪는 주인공. 어느날 전 세계에 요정들이 나타나 선택된 자영업자들에게 시스템의 힘을 부여하는데. 이런 기연에도 다른 요정+자영업자들에게 치이는 것 같지만, 주인공에겐 숨겨둔 수가 있다. 사실 이 시스템은 주인공이 과거에 만들었던 인디 게임이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