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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단편소설 쓰기

팔리는 단편소설이란 무엇일까.

그러니까 작품이 지면에 게재 되는 건 엄밀히 말해서 특정한 단편소설이 팔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특정 작품을 보고 구매하는 게 아니라 작가에게 청탁이 가는 거니까. 작가가 이전에 쓴 작품들이 작가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므로, 작가는 해당 작품을 쓸 때 자신이 써온 방식대로 작품을 쓸 것이다(그것이 작품을 청탁 받을 수 있는 근거이므로). 이때 작가는 해당 작품이 팔릴 수 있는가 아닌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어찌되었든 작가나 출판사는 해당 단편이 팔리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알기도 힘들다. 일반적인 단편 지면은 단독이 아닌 다른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실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편소설의 문예지 게재는 작가가 상업성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여왔다. 문학의 종말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내 생각에 한국문학 판매량이 떨어졌던 것은 거대서사가 몰락하는 와중에 다른 미디어가 시장 수요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동안 제도권은 그것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선택과 결과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단편소설을 ‘판매’하는 것은 작가가 그렇게 고민할 일이 아니었던 것처럼 보인다. 청탁을 받아 작가가 지면에 글을 싣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등단 이후 고유한 스타일(보다 나은 글을 쓰는 것을 포함해)을 유지하는 것이지 파는 것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제도권이 시장성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건 아니고, 그걸 고민하는 건 작가가 아니라 출판사와 편집자였을 것이고 청탁 작가를 고민할 때 판매량을 올려줄 작가가 누구일지 선별하는 과정은 있을테니까.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단편소설을 공개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브릿G나 포스타입 같은 단편의 유료 구매를 지원하는 블로그도 생겨났고, 문예지나 앤솔러지 같은 지면을 빌리지 않고 한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요즘 눈에 띄는 건 리디북스 우주라이크 시리즈일까.

소설은 분량이 다르면 구성이 바뀐다. 같은 장르라도 매체가 다르면 내용도 바뀐다. 일전에 문학 플랫폼 던전이 문을 닫았는데(안타깝게 생각한다), 내심 그 이유가 플랫폼 문학을 고려한 글쓰기가 없었기 때문이라 본다. 단편소설 또한 그럴 것이다. 문예지 게재와 단독 판매되는 단편은 달라야 한다.

정확히 무엇이 바뀌어야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단편소설은 알고보니 단독 판매하기에는 시장성이 너무 떨어져서 그런 노력이 다 쓰잘데 없었다고 하더라도 놀라울 건 없고. 단편소설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워낙 많이 봤기 때문에.

그래도 단편소설을 파는 것과, 단편을 팔기 위해서 어떤 글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창작자들의 어떤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단편소설만으로 먹고 사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까지 하던대로는 팔아먹기 힘들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고, 계속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힌트는 늘 있다. 예를 들어 웹소설의 경우 연재소설이라는 건 새로운 장르라고 하기 힘들었다. 웹소설은 과거의 신문연재 소설과 잡지 연재소설들의 테크닉을 빌려오고 있다(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보긴 힘들지만, 어느 정도는). 단편의 경우 지향성을 가지는 글쓰기들이 있다. 문예지/잡지 게재 단편들이 꼭 청탁된 글들만 싣진 않는다. 투고 되는 글들도 있다. 해외 단편들 중에는 그러한 투고를 위해 쓰여진 글들이 있고, 그러한 글들의 영향력 아래 쓰여진 다른 단편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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