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rae.me

Q. 작법에 일반론은 의미있나요?

상황에 걸맞는 소설 트레이닝 방법론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글을 쓰는 속도가 느리면 10분 글쓰기와 같이 내면의 비평가를 밀어내는 능력을 키우는 게 좋지만, 문장이 약하면 스타일 연습(하나의 글을 다른 스타일로 쓰기)을 한다던가.

A. 의미 없을지도요. 문창과에서는 등단을 목표로 하는 글쓰기를 가르치지만 많은 학생들은 등단을 하지 못하죠. 이건 등단문이 워낙 좁은 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 문창과 학생들이 놓인 각자의 글쓰기 능력과 상황이 다르다는 거죠. 이를테면 문창과에는 고등학교 교과서 말고 별다른 소설을 안 읽어본 학생, 세계 고전만 읽어본 학생, 현대 소설만 읽어본 학생, 2차 창작을 쓰다가 온 학생, 웹소설을 쓰다가 온 학생 온갖 학생들이 혼재하는 문제가 있겠죠. 글쓰기를 가르치고 배우기 어려운 이유는 정확히 무슨 장르를 써야하는가와 더불어 배우는 그 사람이 어떤 글쓰기를 해왔는가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고 알더라도 그에 따른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글을 너무 많이 쓰는데 어떤 사람들은 한 글자도 못쓰고 또 어떤 사람들은 엉터리 같은 문장이지만 훌륭한 이야기를 쓰는 반면에 반대로 운율까지 갖춘 시적인 문장을 쓰면서도 형편없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도 있죠. 이런 문제들을 한 가지 방법론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요. 작가들의 조언으로 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이 이따금 모순적이거나 완전히 상반되는 것도 이유가 있는 거죠. 이른 바 성공한 작가들 조차도 자신의 환경에서 자신만이 성공한 방법만을 알지 다른 사람들이 성공할 방법 같은 건 모르는 거니까요(뭔가 학습 그 자체의 원론적인 이야기 같기도). 달리 생각해보면 공통된 기반이 될 수 있는 기초 작문 수업이 부재한(일단 저는 초중고 때 그런 걸 배운 적이 없는데) 환경이 제일 큰 문제 같긴 하네요. 그러니 ‘언제나’ 통용되는 다작 다독 다상량만 이야기를 하고. 근데 이건 좀 이상하긴 하죠. 달리기 잘하려면 달리기 연습 하라는 말에 불과한데. 방법론이라기 보다는 그냥 당연한 거잖아요. 스타팅 자세나 호흡법이나 주법 같은 건 소설 쓰기를 가르칠 땐 그런 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 게임 판타지의 위치  10분 글쓰기 →